재단 설립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 의혹이 불거진 ‘K스포츠재단’ 2대 이사장 정동춘 씨가 29일 사임했다. K스포츠는 ‘미르’와 함께 대통령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재단 설립과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씨는 이날 K스포츠재단 이사장 명의로 입장표명문을 내고 “최근 재단에 쏟아진 많은 의혹과 오해들, 그리고 정쟁의 한가운데에서는 더 이상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돼 이사장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단의 김필승 이사와 주종미 이사도 동반 사의를 표했다”며 “모든 의혹을 불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올해 1월 설립된 K스포츠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19개 기업에서 288억원을 출연받아 출범했다. 정씨는 지난 5월 2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동안 정씨는 스포츠마사지센터 운영 등 재단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이력으로 논란이 됐다.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대기업에서 기부금을 모금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씨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K스포츠 설립 과정에서 모금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월 중순에 K스포츠재단 조직 개편과 사업 비전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