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유화 구조조정 방안] TPA업체 M&A 통해 3개사로 재편 유도…후판 생산량 절반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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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유화 자율 구조조정에 예산 1조3000억원 투입
TPA 190만t 감축 필요
포스코 후판공장 4→2개…현대제철 2→1개 유력
TPA 190만t 감축 필요
포스코 후판공장 4→2개…현대제철 2→1개 유력
정부가 30일 철강 및 석유화학업종의 선제적 구조조정 방안을 공개했다. 대표적인 공급 과잉 품목으로 지목된 선박 건조용 후판은 생산량의 50%를, 페트병 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은 30%를 각각 줄이는 쪽으로 업계 자율 감산을 추진키로 했다. TPA 생산업체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재편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이들 업종의 자율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1조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TPA 30% 감축 공감대
정부는 이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철강·유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 업계와 몇 차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사업재편 방향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TPA의 국내 생산량은 작년 기준 585만t이고, 190만t의 감축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업계 자율적으로 생산량을 줄여 현재 470만t 정도를 생산 중이지만 추가로 감산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생산량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생산 과잉이 심해지면 가격을 낮추는 출혈경쟁을 할 텐데 그러다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TPA 생산업체 간 M&A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유 부총리가 이날 “유화업체 간 연계를 강화해 취약한 원가 경쟁력을 극복하겠다”고 말한 것을 M&A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8일 유화업계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도 M&A를 서두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기 위해서였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TPA 업체 3~4개로 재편되나
국내 TPA 생산업체는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효성 등 5개 회사다. 연간 생산능력은 한화 200만t, 삼남 180만t, 태광 100만t, 롯데 60만t, 효성 42만t이다. 업계 관계자는 “M&A가 이뤄진다면 이들 업체가 3~4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자율적으로 M&A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M&A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당장은 낮은 유가 덕분에 수익을 내고 있어 TPA 공장을 매물로 내놓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중장기적으로 사업재편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업체 자율 합병이 이뤄질 경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을 통해 국제 통상 룰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3000억원 정도를 투입해 드론(무인항공기)에 쓰이는 경량 소재 등의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도 실장은 “유화업계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1.9% 정도인데 이를 2020년까지 5%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충남 대산을 내년 상반기에 첨단화학 특화산업단지로 지정해 정밀화학산업 등을 육성할 계획이다.
◆철강에 민관 1조원 투입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후판은 1000만t 정도다. 이 중 400만~500만t을 줄여야 한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판의 과잉 생산율은 지난해 기준 12% 정도다.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2020년에는 이 수치가 40%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포스코(후판 공장 4곳) 현대제철(2곳) 등 철강업체들이 후판 생산시설을 절반가량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 철강재를 개발하는 쪽으로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철강재 개발 등의 용도로 1조원 정도를 ‘매칭’ 형태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 고부가 품목은 미래자동차·항공기용 초경량 철강제품, 타이타늄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다. 정부는 서울, 전남 광양, 충남 당진 등에 있는 대학을 ‘철강 산학연 지역거점 협력센터’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고부가 철강재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은 선진국과 비교해 약 1.5년 뒤처져 있다. 2018년까지 이를 약 0.6년으로 좁히는 게 정부 목표다.
조선·해운산업 구조개편과 경쟁력 강화방안은 10월 중 구체화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TPA 30% 감축 공감대
정부는 이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철강·유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 업계와 몇 차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사업재편 방향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TPA의 국내 생산량은 작년 기준 585만t이고, 190만t의 감축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업계 자율적으로 생산량을 줄여 현재 470만t 정도를 생산 중이지만 추가로 감산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생산량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생산 과잉이 심해지면 가격을 낮추는 출혈경쟁을 할 텐데 그러다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TPA 생산업체 간 M&A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유 부총리가 이날 “유화업체 간 연계를 강화해 취약한 원가 경쟁력을 극복하겠다”고 말한 것을 M&A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8일 유화업계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도 M&A를 서두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기 위해서였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TPA 업체 3~4개로 재편되나
국내 TPA 생산업체는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효성 등 5개 회사다. 연간 생산능력은 한화 200만t, 삼남 180만t, 태광 100만t, 롯데 60만t, 효성 42만t이다. 업계 관계자는 “M&A가 이뤄진다면 이들 업체가 3~4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자율적으로 M&A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M&A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당장은 낮은 유가 덕분에 수익을 내고 있어 TPA 공장을 매물로 내놓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중장기적으로 사업재편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업체 자율 합병이 이뤄질 경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을 통해 국제 통상 룰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3000억원 정도를 투입해 드론(무인항공기)에 쓰이는 경량 소재 등의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도 실장은 “유화업계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1.9% 정도인데 이를 2020년까지 5%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충남 대산을 내년 상반기에 첨단화학 특화산업단지로 지정해 정밀화학산업 등을 육성할 계획이다.
◆철강에 민관 1조원 투입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후판은 1000만t 정도다. 이 중 400만~500만t을 줄여야 한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판의 과잉 생산율은 지난해 기준 12% 정도다.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2020년에는 이 수치가 40%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포스코(후판 공장 4곳) 현대제철(2곳) 등 철강업체들이 후판 생산시설을 절반가량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 철강재를 개발하는 쪽으로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철강재 개발 등의 용도로 1조원 정도를 ‘매칭’ 형태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 고부가 품목은 미래자동차·항공기용 초경량 철강제품, 타이타늄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다. 정부는 서울, 전남 광양, 충남 당진 등에 있는 대학을 ‘철강 산학연 지역거점 협력센터’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고부가 철강재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은 선진국과 비교해 약 1.5년 뒤처져 있다. 2018년까지 이를 약 0.6년으로 좁히는 게 정부 목표다.
조선·해운산업 구조개편과 경쟁력 강화방안은 10월 중 구체화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