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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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3일 선강퉁(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허용) 시행이 한국 증시 수급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선강퉁으로 인해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지면, 한국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설화 연구원은 "선강퉁 개방으로 내년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A주가 신흥국지수에 들어가면 한국은 자금 이탈을 경험할 수 밖에 없어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MSCI는 지난 6월 정기 리뷰에서 A주의 신흥국지수 편입을 유보하며 "A주의 시장 접근성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개선 효과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선강퉁 시행이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에 결정적 요인은 아니지만, 편입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요인임은 분명하다고 최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다만 A주가 신흥국지수에 들어가도 초기 비중은 5%로 미미할 것"이라며 "한국 증시에 미치는 실질 영향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 "신흥국에서 한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이 등장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며 "한국이 선진국지수에 편입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MSCI 선진국지수 편입과 관련해 해외 투자설명회(NDR)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본 유출 부작용을 차단하려는 것과도 관련있다.

최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된다 해도 여러 변수가 남아있다"며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은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주시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강퉁은 2014년 11월 시작한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허용)의 연속으로, 11월 말께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해외투자자가 선전A주에 투자하는 선구퉁과, 중국인들이 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강구퉁으로 이루어져있다.

선강퉁 시행으로 약 1437개의 A주 종목이 해외투자자들에게 개방된다. 이는 중국 전체 A주 종목 2897개의 50%, 시가총액의 70% 이상이 개방되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선강퉁으로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선전증시에는 신성장 종목이 많은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국 신경제에 미리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