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 톱10 중 8곳이 전용면적 84㎡
1인 가구의 빠른 증가로 소형 주택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중형인 전용면적 84㎡(옛 32~34평) 아파트가 여전히 최고 인기 상품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약 경쟁률과 분양권 거래량 상위 단지에서 전용 84㎡ 성과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거주 목적의 구매 실수요층이 두텁다는 해석도 나온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1순위 청약 경쟁률 상위 10위권에는 전용 84㎡(84~84.99㎡)가 8개를 차지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여도 다양한 주택 크기를 모두 나열해 살펴보면 국민주택 규모(전용 84㎡)가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경기 화성의 ‘동탄신도시 동원로얄듀크’ 전용 59㎡(청약 경쟁률 2061 대 1)는 청약자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이었다.

올해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 톱10 중 8곳이 전용면적 84㎡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2~9위는 전용 84㎡가 휩쓸었다. 대구 ‘범어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99㎡(1187 대 1)와 부산 ‘대연 자이’ 전용 84.98㎡(1160 대 1)는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경쟁률이 치솟았다. 창원 ‘대원 꿈에그린’ 전용 84.35㎡(1159 대 1),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4차’(세종3-2생활권M1) 전용 84.38㎡(899 대 1),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자이’ 전용 84.78㎡(836 대 1) 등도 청약 열기를 주도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전용 84.36㎡(1381 대 1)는 이보다 작은 소형 주택이 일반분양에 포함되지 않은 덕분에 기록적인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동산 리서치컨설팅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의 분양권 실거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용 84~84.9㎡는 분양권 거래시장도 견인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분양권(전매와 검인 합계) 9만9678건 중 전용 84㎡는 43.7%(4만3485가구)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총 29만990가구(부동산114 집계) 중 전용 84~84.9㎡가 16.7%(4만6848가구)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공급량 대비 유통량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가 대비 웃돈(프리미엄)으로 계산하는 분양권 수익률도 일부 단지에선 전용 84㎡가 소형 주택을 추월했다. 경기 화성시 오산동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동탄’(A39블록)의 전용 69㎡는 분양가 2억6500만원에 웃돈 5212만원이 붙어 수익률은 19.7%를 기록했다. 같은 단지의 전용 84.99㎡는 분양가 2억2350만원에 웃돈 1억180만원이 붙어 수익률이 45.6%에 달했다. 올 들어 거래된 아파트 분양권 중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비율이 40% 이상인 단지는 총 24건, 이 중 전용 84㎡가 절반 이상인 14건을 차지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지속되는 전세난과 저금리로 임대업이 각광을 받으며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의외로 분양시장과 분양권 거래에선 전용 84㎡ 매매가 가장 활발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서울 성북구 석관2구역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아트리치’를 분양하는 삼성물산의 이재만 분양소장은 “1인당 최소 적정 거주면적이 전용 33㎡ 내외인 점, 주택을 교체하려는 실수요층에 3~4인 규모 가족 단위가 많은 점 등이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란다 확장과 알파 공간으로 전용 84㎡의 실제 사용면적이 과거 중대형(36~39평형)과 비슷한 것도 장점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