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걱정? 적어도 서울은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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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마케팅팀장들은 말한다
10대 대형 건설회사 마케팅팀장들은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전망할까.
마케팅팀장은 최일선에서 아파트 분양을 진두지휘하는 이들이다. 누구보다 시장을 정확히 전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들의 판단에 따라 사업 수주와 분양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까닭이다.
이들의 2017~2018년 전망은 그다지 어둡지 않다. 이때는 수도권에서 아파트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다. 마케팅팀장들은 일률적으로 시장이 얼어붙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이 많은 곳은 침체되고, 공급이 적정한 곳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들은 서울은 안전하다고 예상했다. 서울 지역 2017~2018년 입주 물량은 연 2만6000여가구 전후다. 평년 대비 공급 물량이 늘어나지 않는다. 공급 방법이 재개발·재건축밖에 없다 보니 물량이 늘어나기가 쉽지 않다. 이를 통해 새로 짓는 집도 대부분 기존 조합원들이 가져가는 구조여서 순증 물량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 주택시장도 경기 지역 공급 물량의 영향을 받기는 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서울 수급 구조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마케팅팀장들은 본다. 경기에서 공급이 집중되고 있는 안산, 평택, 용인남부, 김포 등은 서울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다. 손승익 롯데건설 마케팅팀장은 “서울 반경 20㎞ 밖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서울에 직장을 둔 이들이 거주하기 어려워 서울 전셋값과 매매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고양 삼송지구,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서울과 접한 곳은 서울 생활권이지만 공급 물량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서울 시장은 대구가 아니라 부산형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009~2011년 집값이 급등한 부산은 2012~2013년 소폭의 조정을 받다가 2014년부터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밖에 공급 수단이 없다 보니 입주 물량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2011년부터 3년간 급등한 대구는 작년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서구 등 외곽지역 택지개발 영향으로 입주 물량이 평년보다 월등이 많아서다. 김기영 한화건설 마케팅팀장은 “서울도 일시적으로 소폭의 조정을 거칠 수는 있지만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에선 공급 과잉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이 많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향후 2~3년간 지역별 입주 물량을 잘 따져본 뒤 신중하게 청약하라고 조언한다. 마케팅팀장들은 택지개발지구·신도시 물량에 적극적으로 청약하라고 조언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되는 단지들이 많아서다. 김민종 GS건설 마케팅팀장은 “구도심 아파트보다 내부 구조가 뛰어나면서 기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입주 시점에 일반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게 시세가 형성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꾸준히 청약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비록 수십 대 1의 경쟁률이라고 하더라도 꾸준히 청약하면 당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 공급이 많은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지역 거주민들에게 우선 공급되는 물량이 많은 만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중대형 주택형을 공략하는 것도 좋다는 조언이다. 최근 중소형 주택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 단지에서 중대형 주택형 비중은 5~10%밖에 되지 않는다. 신상열 대우건설 마케팅팀장은 “희소가치가 높다 보니 중대형 주택형이 먼저 완판(완전판매)되고, 프리미엄이 더 놓게 형성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계약 물량을 노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조금씩 남는 사례가 많다. 건설사들은 사전에 ‘내 집 마련’ 신청서를 받은 뒤 미계약 물량이 생기면 신청서 작성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한다. 신혼부부, 노부모부양 등 특별공급 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상자가 적어 당첨 확률이 높다.
기존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다만 타이밍이 중요하다. 작년 겨울 정부 대출 규제 발표 영향으로 분양권 가격이 급락했을 때 위례 하남미사 등에서 분양권을 매입한 이들은 불과 6개월도 안 돼 1억원 이상의 시세 상승을 경험했다.
양준석 현대건설 마케팅팀장은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실수요자라면 외부 충격으로 일시적으로 시장이 조정받을 때를 노려 과감하게 매수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강우상 SK건설 마케팅팀장은 “분양권은 계약금만 있으면 입주 때까지 끌고 갈 수 있어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며 “현재 부동산시장은 분양권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는 만큼 분양권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마케팅팀장은 최일선에서 아파트 분양을 진두지휘하는 이들이다. 누구보다 시장을 정확히 전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들의 판단에 따라 사업 수주와 분양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까닭이다.
이들의 2017~2018년 전망은 그다지 어둡지 않다. 이때는 수도권에서 아파트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다. 마케팅팀장들은 일률적으로 시장이 얼어붙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이 많은 곳은 침체되고, 공급이 적정한 곳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들은 서울은 안전하다고 예상했다. 서울 지역 2017~2018년 입주 물량은 연 2만6000여가구 전후다. 평년 대비 공급 물량이 늘어나지 않는다. 공급 방법이 재개발·재건축밖에 없다 보니 물량이 늘어나기가 쉽지 않다. 이를 통해 새로 짓는 집도 대부분 기존 조합원들이 가져가는 구조여서 순증 물량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 주택시장도 경기 지역 공급 물량의 영향을 받기는 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서울 수급 구조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마케팅팀장들은 본다. 경기에서 공급이 집중되고 있는 안산, 평택, 용인남부, 김포 등은 서울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다. 손승익 롯데건설 마케팅팀장은 “서울 반경 20㎞ 밖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서울에 직장을 둔 이들이 거주하기 어려워 서울 전셋값과 매매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고양 삼송지구,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서울과 접한 곳은 서울 생활권이지만 공급 물량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서울 시장은 대구가 아니라 부산형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009~2011년 집값이 급등한 부산은 2012~2013년 소폭의 조정을 받다가 2014년부터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밖에 공급 수단이 없다 보니 입주 물량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2011년부터 3년간 급등한 대구는 작년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서구 등 외곽지역 택지개발 영향으로 입주 물량이 평년보다 월등이 많아서다. 김기영 한화건설 마케팅팀장은 “서울도 일시적으로 소폭의 조정을 거칠 수는 있지만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에선 공급 과잉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이 많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향후 2~3년간 지역별 입주 물량을 잘 따져본 뒤 신중하게 청약하라고 조언한다. 마케팅팀장들은 택지개발지구·신도시 물량에 적극적으로 청약하라고 조언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되는 단지들이 많아서다. 김민종 GS건설 마케팅팀장은 “구도심 아파트보다 내부 구조가 뛰어나면서 기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입주 시점에 일반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게 시세가 형성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꾸준히 청약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비록 수십 대 1의 경쟁률이라고 하더라도 꾸준히 청약하면 당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 공급이 많은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지역 거주민들에게 우선 공급되는 물량이 많은 만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중대형 주택형을 공략하는 것도 좋다는 조언이다. 최근 중소형 주택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 단지에서 중대형 주택형 비중은 5~10%밖에 되지 않는다. 신상열 대우건설 마케팅팀장은 “희소가치가 높다 보니 중대형 주택형이 먼저 완판(완전판매)되고, 프리미엄이 더 놓게 형성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계약 물량을 노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조금씩 남는 사례가 많다. 건설사들은 사전에 ‘내 집 마련’ 신청서를 받은 뒤 미계약 물량이 생기면 신청서 작성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한다. 신혼부부, 노부모부양 등 특별공급 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상자가 적어 당첨 확률이 높다.
기존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다만 타이밍이 중요하다. 작년 겨울 정부 대출 규제 발표 영향으로 분양권 가격이 급락했을 때 위례 하남미사 등에서 분양권을 매입한 이들은 불과 6개월도 안 돼 1억원 이상의 시세 상승을 경험했다.
양준석 현대건설 마케팅팀장은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실수요자라면 외부 충격으로 일시적으로 시장이 조정받을 때를 노려 과감하게 매수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강우상 SK건설 마케팅팀장은 “분양권은 계약금만 있으면 입주 때까지 끌고 갈 수 있어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며 “현재 부동산시장은 분양권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는 만큼 분양권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