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엘리엇 회사분할 요구에 '신중'…"오늘중 입장표명 어려워"
[ 이진욱 기자 ] 삼성전자는 6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계열 펀드의 이사회 요구 사항에 대해 "5일 오후 늦게 보고를 받고 검토중에 있다"며 "아직 내용 검토가 끝나지 않아 입장발표는 언제가 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자회사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전날 삼성전자에 공개 서한을 보내 지주회사 분사와 주주 특별 배당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서신에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의 나스닥에 각각 상장할 것을 주장했다. 삼성전자를 상장 지주회사(삼성 홀드코)와 별도의 상장 사업회사(삼성 옵코)로 분할한뒤, 삼성 홀드코가 공개 매수를 통해 삼성 옵코 주식을 추가 취득하고 삼성 홀드코를 공정한 주식 교환 방식으로 삼성물산과 합병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사업, 반도체사업, 가전사업을 모두 망라하고 있는 현재 구조는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초래하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분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삼성전자가 주주들을 위한 특별배당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선도적인 기술 기업이지만 비슷한 수준의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보통주 주가가 30~70%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보통주 총수(1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가정)의 약 0.62%에 해당하는 보통주 76만218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앨리엇 계열 펀드의 이사회 요구사항을 검토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중 입장을 내놓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