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래빗] 한국인도 골치 아픈 '가나다' 맞춤법 4대천왕
[편집자 주] 한글 반포 570돌을 맞은 2016년 한글날.

'불휘 기픈 남간(뿌리깊은 나무)'였던 한글은 이제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인터넷 커뮤니티, 온라인 게임 등에서 태어난 정체불명의 신조어, 비속어는 그 어느 때보다 파괴적으로 한글의 원형을 비틀고 있죠.

신조어, 줄임말 등 표준을 벗어난 언어를 거리낌 없이 쓰는 이들과 그 모습이 불편한 이들 사이엔 자주 언쟁이 일어납니다. "잘 알아듣기만 하면 되지 맞춤법 틀리는 게 대수냐"는 이들을 '외않되(왜 안 돼)', '명예회손(명예훼손)', '순산하세요(낫다를 낳다로 잘못 쓴 데 답하는 말)' 등으로 조롱하기도 하죠.

한국어 맞춤법이 한국인에게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일 겁니다. 570돌 한글날을 맞아 뉴스래빗이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온라인가나다' 질문·답변 게시판 내용을 전수 분석해봤습니다.

온라인가나다 게시판엔 하루 평균 60~70건씩 맞춤법 관련 질문이 쏟아집니다. 2007년부터 지난 5일까지 10여년 간 올라온 질문은 무려 10만3277건에 달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으로 한국인이 제일 헷갈리는 맞춤법 유형을 추출해 퀴즈로 만들어봤습니다. 독자 여러분, 이 중 몇 개나 맞출 수 있을까요? 뉴스래빗이 데이터 기반으로 출제한 '가나다' 한국어능력시험, 도전해보시죠 !.!

# '온라인가나다' 1년 데이터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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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래빗은 온라인가나다 게시판에 10년 간 올라온 20만6380건의 질문·답변을 모두 수집했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0월부터 올 10월까지 1년 치 최신 게시물 3만5780건의 유형을 살펴봤습니다. 질문 1만7948건과 답변 1만7832건입니다.

뉴스래빗은 1만7832건의 답변 글 제목을 3만857개 단어로 쪼개고, 그 중 제목에 등장하는 빈도가 높은 '톱4' 단어를 꼽았습니다. 국립국어원이 질문 요점을 잘 요약한 '답변글 제목'을 붙이는 덕에 데이터 수집이 비교적 편했습니다.

분석 결과 지난 1년 간 온라인가나다 게시판 이용자들이 가장 골치 아파했던 맞춤법 유형은 '띄어쓰기'로 확인됐습니다. 외래어(542회), 발음(505회)보다도 200회 이상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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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교시 :) 골치 아픈 맞춤법 1위 '띄어쓰기' 문제

▼ 온라인가나다 이용자들이 궁금해한 '띄어쓰기' 문제, 독자 여러분도 풀어보세요 !.!
▼▼ TIP 이미지 오른쪽 끝 '◁|▷' 모양 흰 막대를 왼쪽으로 밀면 정답이 나옵니다. (이 퀴즈는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띄어쓰기, 사실 기자인 제게도 참 어렵긴 합니다. '온라인가나다' 게시판에 올라온 대표적인 띄워쓰기 관련 질문, 한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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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중 왕전'을 쓸 때 이렇게 띄어서 쓰시는 분을 많이 봤는데요. 국립국어원에서 찾아본 결과 왕중왕전이라고 붙여서 쓸 수 있다고 본 것 같아서 다시 질문합니다. 왕중왕전은 붙여서 쓰는 게 적합한가요? 띄어서 쓰는 게 적합한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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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은 이 질문에 "'왕중왕전'은 붙여 쓴다"고 답했습니다. '왕 중의 왕을 꼽는 자리'란 뜻대로라면 '왕 중 왕전'이라고 써야 맞겠지만, '어떤 분야나 방면에서 최고들 중의 최고'라는 뜻을 가진 '왕중왕(王中王)'이란 명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질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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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과 관련된 글을 읽고 쓰다보니 '비타민 D', '비타민C' 등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비타민 D는 붙여서 써야 할까요, 아니면 비타민^D로 띄어서 써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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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D'. 국립국어원은 "띄어 쓰는 게 원칙이지만,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고 답했습니다. '비타민 D'라고 써도, '비타민D'라고 써도 무방하단 뜻이죠. 표준 맞춤법에선 이 뿐만 아니라 실제 용례를 고려해 '허용'하는 맞춤법이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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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삼십 리 길을 삼박 사일에 가야만 장을 볼 수 있었다" 이 문장이 띄어쓰기 맞나요? 아님 "백삼십 리 길을 삼박사일에 가야만 장을 볼 수 있었다"가 맞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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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박 사 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표준 맞춤법에 따르면 '박'과 '일'을 띄어 써야 하지만, '삼박 사일'로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 2교시 :) 골치 아픈 맞춤법 2위 '외래어' 문제

▼ 온라인가나다 이용자들이 궁금해한 '외래어' 문제, 독자 여러분도 풀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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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가나다 게시판에 두 번째로 많이 등장한 유형은 외래어 입니다. 지난 1년 간 국립국어원이 올린 답변글 제목에 총 542회 등장했죠. 음식점마다 표기가 제각각인 외국 음식 이름에 대한 질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맛집 메뉴판에서 헷갈리는 외래어를 그만큼 많이 접한다는 뜻이겠죠. 질문 한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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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lobster 표기가 '로브스터'와 '랍스터' 모두 인정된다고 바뀌었는데 또 다른 외래어 복수표기인정 사례는 없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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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재를 재료로 한 서양 요리는 표준어로 '로브스터(lobster)'입니다. 하지만 로브스터는 음식점에서도, 먹는 이들도 오래 전부터 '랍스터'라고 불렀죠. 국립국어원은 이와 같은 언어 습관을 반영해 지난 해 12월 외래어 심의회를 통해 로브스터와 함께 랍스터도 복수 표기로 인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2011년 '자장면'과 함께 표준어로 인정한 '짜장면'이 있죠.

반면 일상적으로 쓰는 명칭과 표준어 사이에 괴리가 여전한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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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츄러스인가요 추로스인가요? 둘 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가 있지 않은데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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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스가 맞나요? 티라미수가 맞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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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의 별미 '추로스(churros)'. 보통은 '츄러스'로 많이 표기하고 발음하지만 국립국어원은 한 이용자의 질문에 "'Churros'는 '추로스'로 심의되어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스페인어 이름을 가진 디저트 '티라미수(tiramisu)' 역시 흔히 발음하는 '티라미스'를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전 여전히 헷갈리는군요 !.!

# 3교시 :) 골치 아픈 맞춤법 3위 '발음' 문제

▼ 온라인가나다 이용자들이 궁금해한 '발음' 문제, 독자 여러분도 풀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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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많이 어려워한 맞춤법, 발음 (505회)입니다. 언어 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말하기'와 가장 연관이 깊죠. 그만큼 온라인가나다 게시판 내 질문 유형도 다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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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받침 ㄼ- 들어간 낱말 중 '넓다'는 [널따]로 소리 내고 '밟다'는 [밥따]로 소리 내는 걸로 아는데… 맞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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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국립국어원은 "겹받침 'ㄼ'은 [ㄹ]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밟다, 넓죽하다, 넓둥글하다, 넓적하다는 예외적으로 [ㅂ]으로 발음한다"고 답했습니다. 질문자가 아는 대로 '넓다'는 '널따'가, '밟다'는 '밥따'가 표준 발음이죠. 그런데 '넓다', '밟다'의 경우 '넙따', '발따'로 실생활에선 적잖게들 씁니다. 글로 된 표기와 실제 발음에 괴리가 있지만 소통에는 큰 무리는 없습니다.

이외 발음 관련 질문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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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꽃을… 이런 건 발음을 [꼬치], [꼬슬]로 하면 틀리죠? 그럼 어떻게 발음하는 게 맞아요? '꽃 한 송이'같은 건 [꼳 한 송이]로 발음하나요? 헷갈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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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으로 '순이익'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순이익()[-니-] 그렇다면 발음이 [수니익]이 아니라 [순니익]이라는 뜻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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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면 의존명사 '듯' 뒤에 바로 보조사 '요'를 결합하여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A: 철수 밥 먹었냐? B: 그런 듯요.) 여기서 '듯요'의 발음은 '드됴'가 맞을까요 '드쇼'가 맞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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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세 가지 질문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각각 '꼬츨', '순니익', '드쇼'가 적절한 발음이라고 답했습니다. '꼬슬', '수니익', '드됴'로 발음하더라도 실제 생활에서 무리 없이 말이 통하는 만큼 '넓다', '밟다'보다 괴리감이 더 극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4교시 :) 골치 아픈 맞춤법 4위 '사물 존칭'

▼ 온라인가나다 이용자들이 궁금해한 '높임법' 문제, 독자 여러분도 풀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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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에서 가장 복잡한 개념 중 하나, 바로 높임법 입니다. 지난 1년 간 답변글 제목에 총 267회 등장했죠. 높임법 관련 질문들 중 눈에 띈 주제는 '사물 존칭'과 '압존법'입니다. 벌써부터 좀 어렵죠. 높임 표현을 중복 사용할 때 '이중 높임'이 되는 경우에 질문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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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임 표현에 대한 질문입니다. '영수증 받으실게요', '자리에 앉으실게요' 등이 잘못된 표현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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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물 존칭'은 서비스 업종에서 두드러집니다. 과잉 친절이 어쩌면 화근이죠. 국립국어원은 답변글을 통해 "선어말 어미 '-시-'는 주체 높임 표현이지만 '-ㄹ게'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약속할 때 쓰이므로 남의 행위를 나타낼 때 쓸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와 '-ㄹ게'가 함께 쓰인 '-실게요'는 어색한 표현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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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들이 "할머니, 형님이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갔어요." 라는 예문에서 청자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객체를 높여야 하나요, 높이지 말아야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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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압존법'에 대해선 더 이상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진 않는 추세입니다. 국립국어원은 질문에 대해 "듣는 이가 '할머니'이고 '아버지'보다 높은 존재이므로 압존법을 고려한다면 '데리고'가 적절할 것"이라고 답변하면서도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도 변하여 부모보다 윗분에게도 부모를 높이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으므로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여 제시하신 바와 같이 표현해도 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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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래빗이 데이터로 준비한 '가나다 퀴즈', 얼마나 맞히셨나요? 이 퀴즈는 인터넷에서 '자주 틀리는 맞춤법'으로 익히 알려진 내용이 아니라 독자 여러분의 가족, 친구, 동료들이 정말 궁금해한 사례들로 구성했습니다.

맞춤법은 원활한 소통을 위한 도구이자 함께 알아가야 할 생활 습관이죠. 누군가 틀린다고 조롱만 하면 곤란합니다. 여러분의 가족, 친구, 동료도 모를 수 있으니 뉴스래빗의 '가나다 퀴즈'를 함께 풀어보면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정신을 곱씹어보시길 바랍니다.

추신:) 이 데이터 저널리즘(DJ 래빗)을 이 땅의 모든 한글어학당에 바칩니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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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 래빗 ? 뉴스래빗이 고민하는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여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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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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