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 소식에 6일 증시에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오전 9시02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4.76% 뛴 16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70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엘리엇은 전날 삼성전자 저평가 해소를 위해 회사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을 합병하고, 삼성전자 사업회사를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에 동시 상장하라고 요구했다.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도 요구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은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지주 전환을 위한 명분을 줬다며 이 회사에 대한 비중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엘리엇 제안을 보면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오너 일가의 업적을 지지하는 것 같다"며 "또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안 배경은 저평가 해소지만, 사실상 삼성이 꺼내기 힘들었던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 전환 명분을 엘리엇이 세워 준 셈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윤 연구원은 "삼성이 아닌 엘리엇이 화두를 던졌지만 삼성전자 저평가 해소, 지배구조 투명성, 오너 일가 지배력 확대라는 명분은 충분하다"며 "이것이 갈등 요인이 되기 보다는 지배구조 개편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결국 삼성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 중 삼성전자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할 시기라고 윤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삼성이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