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유럽 거점에 깃발 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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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배터리' 구본무, 전기차 '3대 안방'서 공략
글로벌 4각편대 완성
벤츠·BMW 등 원활한 공급위해
미국·중국 이어 유럽 공략 포석 마련
구본무 25년간 배터리 사랑
1992년 충전하는 2차전지 주목
"성과 없어도 길게보고 투자"
종주국 일본 제치고 세계 1위 굳히기
글로벌 4각편대 완성
벤츠·BMW 등 원활한 공급위해
미국·중국 이어 유럽 공략 포석 마련
구본무 25년간 배터리 사랑
1992년 충전하는 2차전지 주목
"성과 없어도 길게보고 투자"
종주국 일본 제치고 세계 1위 굳히기
LG화학의 폴란드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굳히기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 공장 착공으로 업계 최초로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을 모두 현지에서 공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생산거점별로 해당 대륙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해외 공장만으로 물량 공급이 부족할 경우 한국 공장에서 ‘백업’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럽 공장 의미는
유럽 공장은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는 LG화학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다. 올해 기준으로 51%를 차지한다. 이어 유럽(22%), 북미(17%) 순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올해 51만대에서 2030년 1206만대로 2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상당 기간 중국, 유럽, 북미 순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는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즐비하다. LG화학은 상당수 유럽 자동차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업체에 물량을 제때 공급하고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이 절실하다. 특히 사드(THH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국내 업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유럽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LG화학의 중국 난징 공장 가동률은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공장이 들어서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근에는 이 회사의 편광판 공장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공장,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기존 LG 공장들이 깔아둔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전기차 공장이 들어서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LG화학이 유럽 첫 생산기지로 폴란드를 선택한 이유다.
◆구본무의 25년 뚝심
폴란드 공장 착공을 계기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25년 배터리 사랑’이 주목받고 있다. 구 회장은 5일(현지시간) 폴란드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그는 청주 공장, 미국 홀랜드 공장, 중국 난징 공장 기공식과 준공식에도 빠짐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룹 총수의 이런 행보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LG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은 구 회장의 작품으로 통한다. 구 회장은 그룹 부회장 시절인 1992년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영국 출장 중 한 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니라 계속 충전해 쓸 수 있는 2차전지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귀국길에 2차전지 샘플을 가져와 당시 럭키금속에 연구를 지시했다. 이후 LG화학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수년간의 투자에도 성과가 없자 그룹 내부에서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구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라”고 독려했다. 2005년 2차전지 사업이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구 회장은 “이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전기차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2000년 개발 시작 당시 소형전지 시장을 주도하던 일본 업체들이 기존 시장에 안주하고 있을 때 LG화학은 과감히 도전에 나섰다. 이후 적자가 지속됐지만 오히려 꾸준히 투자를 늘렸다. 그 결과 LG화학은 ‘2차전지 종주국’인 일본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최강자로 등극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은 1위를 차지했다. 이런 기술력 덕분에 LG화학은 현재까지 29개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 총 36조원의 전기차 배터리를 수주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유럽 공장은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는 LG화학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다. 올해 기준으로 51%를 차지한다. 이어 유럽(22%), 북미(17%) 순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올해 51만대에서 2030년 1206만대로 2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상당 기간 중국, 유럽, 북미 순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는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즐비하다. LG화학은 상당수 유럽 자동차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업체에 물량을 제때 공급하고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이 절실하다. 특히 사드(THH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국내 업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유럽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LG화학의 중국 난징 공장 가동률은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공장이 들어서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근에는 이 회사의 편광판 공장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공장,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기존 LG 공장들이 깔아둔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전기차 공장이 들어서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LG화학이 유럽 첫 생산기지로 폴란드를 선택한 이유다.
◆구본무의 25년 뚝심
폴란드 공장 착공을 계기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25년 배터리 사랑’이 주목받고 있다. 구 회장은 5일(현지시간) 폴란드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그는 청주 공장, 미국 홀랜드 공장, 중국 난징 공장 기공식과 준공식에도 빠짐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룹 총수의 이런 행보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LG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은 구 회장의 작품으로 통한다. 구 회장은 그룹 부회장 시절인 1992년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영국 출장 중 한 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니라 계속 충전해 쓸 수 있는 2차전지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귀국길에 2차전지 샘플을 가져와 당시 럭키금속에 연구를 지시했다. 이후 LG화학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수년간의 투자에도 성과가 없자 그룹 내부에서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구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라”고 독려했다. 2005년 2차전지 사업이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구 회장은 “이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전기차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2000년 개발 시작 당시 소형전지 시장을 주도하던 일본 업체들이 기존 시장에 안주하고 있을 때 LG화학은 과감히 도전에 나섰다. 이후 적자가 지속됐지만 오히려 꾸준히 투자를 늘렸다. 그 결과 LG화학은 ‘2차전지 종주국’인 일본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최강자로 등극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은 1위를 차지했다. 이런 기술력 덕분에 LG화학은 현재까지 29개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 총 36조원의 전기차 배터리를 수주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