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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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주가 시련의 계절을 맞이했다. 신약 기술수출 해지와 ‘늑장 공시’ 파문으로 제약업종 대장주 한미약품의 ‘성공신화’가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1~2년간 제약주 상승의 원동력이 됐던 기술수출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해졌지만 알짜 제약·바이오주가 ‘거품’을 걷고 재평가받는 계기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도 제약업 위기를 뚫고 성장을 이어갈 종목 찾기로 분주해졌다.

“기술력으로 위기 타개”

증권가는 제약·바이오주가 위기를 타개할 동력은 기술력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엄격해졌지만 여전히 종근당, 대웅제약, 일동제약 같은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기업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구자용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가 어려움에 처했고 뚜렷한 상승동력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회사, 4분기에 기술수출 관련 임상진행 상황이 공시될 예정인 업체는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올 들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 허가를 내준 건수를 살펴보면 종근당(11건) 대웅제약(10건) 일동제약(7건) 동아에스티·LG생명과학(6건)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종근당·대웅제약·일동제약…신약개발 기술력으로 위기 넘을까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이 주목한 점도 임상시험 성과 등 기술력이었다. 핵심기술을 보유한 일부 제약·바이오주에 대해선 최근의 약세장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비쳤다. 올해 하반기부터 주춤했던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한미약품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변화까지 겹쳐 거의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지훈 파트너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면 이상 수급쏠림으로 거품이 끼는 경우가 많다”며 “제약주는 잡음이 나올 때를 매수 기회로 삼고 ‘장밋빛 전망’이 나올 때 매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이어 “종근당 녹십자홀딩스 녹십자셀처럼 ‘바닥권’에 놓여 있는 종목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향후 매매에서 부담도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형 제약주는 실적이 판단 기준

구체적인 실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김주용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진 기술이전 계약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왔다면 이제부턴 구체적인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와우넷 전문가인 이상엽 파트너 시각도 거의 같았다. 이 파트너는 “복제약과 개량신약 판매가 대부분인 중소형 제약사는 실적에 따라 주가가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며 “안정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삼진제약이나 대원제약 등을 주목한다”고 했다. 최승욱(평생사부) 파트너도 “‘겔포스’ ‘아스트릭스’ 등의 의약품을 판매하는 보령제약은 최근 혈압강하제 ‘카나브정’의 해외수출을 강화하고 있다”며 “카나브정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25개 신약 중 생산액 1위를 기록 중인 만큼 실적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김남귀(명장) 파트너는 “종근당은 3분기 매출 2051억원에 영업이익 15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3분기 실적주로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홍은주 파트너는 “알보젠코리아는 비만치료제의 매출구조가 안정적”이라며 “수익개선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박춘현(군자삼락) 파트너도 3분기에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휴젤과 케어젠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