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TV 부동산 전문가 현장진단] ⑤ 황현 랜드스타에셋 대표 "차익형서 수익형으로 바뀌는 주택시장…단독·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주목하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택시장에는 몇 가지 변화가 나타났다. 주거 형태의 주류로 여겨지던 아파트 일변도에서 벗어나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들 주택의 거래 상승폭이 아파트를 추월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단독·다가구주택의 매매거래량은 9055건, 다세대주택의 매매거래량은 2만7642건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45.4%와 3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아파트 거래는 28.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달 월세를 받기 위해 다가구·다세대주택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과거 재개발에 대한 기대와 이에 편승한 과도한 지분 쪼개기로 이들 주택은 가격 변동폭이 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시세차익보다 운영수입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도심 속 소형 주택 선호도도 높아졌다.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소득 정체 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매매 수요보다 임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은 아파트나 오피스텔보다 임대료가 저렴하다. 또 소형 주택 중심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큰 면적이 필요하지 않은 노인 가구와 1인 가구에 더 적합한 주택유형이 될 것이다.

아파트는 높은 전세가와 월세 상승으로 세입자 입장에선 임차료를 지급하는 데 부담이 커졌다. 차선책으로 다가구·다세대를 비롯한 비(非)아파트 임대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은퇴 이후 안정적인 생활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투자층도 베이비붐 세대부터 30~4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직접 거주와 임대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들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활용도도 높다. 개별적인 개발행위나 용도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독·다가구주택을 헐고 신축해 다세대나 상가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상가주택은 1층에 점포가 입주하고 2~3층에 주거시설을 설치하면 임대수익을 얻기 좋다. 위층은 상가점포가 잘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유명한 상권이 된 홍익대 인근이나 상수동, 연남동, 가로수길, 경리단길, 성수동카페거리, 문래동예술촌 등도 원래는 단독·다가구 주택촌이었다. 지금은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관광지가 돼 매매가격이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값 이상이지만 과거에는 그저 조용한 주택가였다.

상수동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땅값이 3.3㎡당 1600만원 선에 불과했다. 최근 시세는 3.3㎡당 3000만~4000만원에 달한다. 상권이 확장되는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홍익대 인근과 이태원, 성수동 등은 여전히 상권이 커지고 있다.

단독·다가구주택에 투자하려면 어디가 적당할까. 1~2인 가구는 직주근접(職住近接)을 중요하게 여긴다. 일자리(직장)가 풍부하고 개발 호재가 많은 도심이나 도심과 인접한 지역이 유망하다. 서울은 종로, 왕십리역 인근, 청계천변이나 준공업지 개발과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한 영등포 및 성수동 등을 꼽을 만하다. 가산·구로디지털단지가 있는 가산동이나 경기 광명, 강남권 출퇴근이 쉬운 과천, 의왕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내려면 임차 수요뿐만 아니라 지역 내 주택 공급 여건도 살펴야 한다. 단기적으로 공급이 몰리면 임대 수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주택 신축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 투자할 때는 세입자가 선호하는 신축 주택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다. 집이 오래될수록 임대료 하락과 공실 위험이 커지는 데 비해 신축 주택은 월세를 더 받을 수 있다.

국내 주택시장은 과거의 차익형에서 선진국형인 수익형 시장으로 빠르게 바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외곽의 임대아파트가 아니라 도심의 뉴 스테이(민간 기업형 임대주택)가 주목받는 시대다.

매매 수요뿐만 아니라 임차 수요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고 있다. 하늘만 바라보고 농사를 짓는 사람과 물길을 내놓고 농사 짓는 사람 중 누가 더 많이 수확하겠는가. 변화하는 주택시장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