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동해~남해~서해, 걸어서 4500㎞…코리아 둘레길 해안 따라 두 발로 '전국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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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둘레길은 이미 조성돼 있는 동해안의 해파랑길을 비롯해 서해안과 남해안의 해안누리길, DMZ 지역 평화누리길 등을 연결하는 총길이 4500㎞의 걷기 코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북부 산티아고 순례길(약 1500㎞)의 세 배 거리다. 하루 40㎞씩 걸으면 꼬박 4개월이 걸리는 초장거리 도보 코스다.
정부가 코리아 둘레길 조성에 나선 것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국내외적으로 걷기 여행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전국적으로 600여개, 총길이 1만8000㎞의 걷기 여행길이 조성돼 있다. 국토를 한 바퀴 도는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을 조성해 국제적인 도보 여행 명소로 키우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게 정부 목표다. 2018년까지 코스 안내판과 이정표 등을 세워 도보 여행에 불편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코리아 둘레길은 정부 주도 방식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역사·지리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민참여형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각 지역의 특화된 관광 콘텐츠와 스토리를 발굴할 예정이다. 정부는 코리아 둘레길이 주변 관광명소와 연계해 연간 55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명소가 된다면 연간 7200억원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리아 둘레길 조성을 위해 분야별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코리아둘레길 민간추진협의회’(위원장 양병이)가 중심이 돼 차근차근 기초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민추협은 코리아 둘레길 노선이 당초 계획대로 토목공사 없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노선 타당성 검증에 나섰다.
민추협의 5개 실무팀 중 노선 분야를 책임지는 걷기여행작가 김영록 위원은 “코리아 둘레길 대상 지역에 이미 운영 중인 걷기 여행길이 4000㎞가 넘으며 그중 약 2500㎞가 코리아 둘레길과 노선이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추협 측은 현장실사를 거칠 검토 대상 후보 노선을 전부 지도에 올려놓는 도상작업이 80% 정도 진척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파편화돼 조성된 기존 길들을 중간에 잇는 2000㎞ 신규 노선은 현재 보행로로 사용하는 마을길, 농로, 숲길, 해변길 등을 활용해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아 둘레길로 새롭게 길을 놓거나 넓히는 공사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걷기 여행길 전문가인 윤문기 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은 보행 안전성을 우선 확보하되 제1원칙이 ‘기존 보행로 연결’이고, 제2원칙은 ‘시설물 최소화’를 통해 코리아 둘레길을 자연스러운 걷기 여행길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현장의 갈림길 안내는 자원활동가를 육성하고 리본이나 스티커 등의 간이 안내 사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대중화된 스마트폰 GPS 기능을 길 안내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추위는 코리아 둘레길 조성에 국민이 참여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구상 중이다. 그 일환의 하나로 걷기 여행 마니아들의 의견을 듣는 걷기 여행 전문가 간담회가 11일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린다. 코리아 둘레길 관계자와 걷기여행 마니아 250여명이 참여하는 공개심포지엄에서는 코리아 둘레길의 기본 구상을 설명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의 장을 펼친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코리안 둘레길' 풀어야 할 숙제들
① 스토리가 없다
코리아 둘레길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스토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추협은 길이 지나는 천 개 이상의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개인 역사를 길 위에 입히는 방안을 고려 중이고, 대국민 공모 등 구체적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 둘레길 사업이 본격 시행될 2017년에는 대국민 공모전도 개최할 계획이다. 민추위는 현재 임시로 쓰고 있는 ‘코리아 둘레길’의 명칭 확정부터 코리아 둘레길과 노선을 공유하는 길의 사진전, 여행기, 참신한 아이디어, 스토리 등 다양한 대국민 공모 참여 채널을 운영해 코리아 둘레길을 잇는 것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걷기 여행 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② 곳곳 위험에 노출
녹색연합과 도종환 국회의원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2008~2012년 전국에 조성된 길 중 산림청을 제외한 대부분 길은 제대로 된 관리예산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코리아 둘레길 조성 장소인 평화누리길 일대 트레일과 해파랑길 일부 구간의 위험성과 관리 소홀 등을 지적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코리아 둘레길에 포함되는 기존 길은 길 전문가들의 실사를 통해, 위험성이 있거나 길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져 사람들이 찾지 않는 구간을 제외하는 등 보행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 노선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③ 길 관리 인프라 확대를
걷기 여행길 관련 법제도가 없는 것도 큰 문제다. 민추협은 ‘법제도팀’을 실무팀으로 둬 걷기 여행길 관련 법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19대 국회 때 원혜영 더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걷는 길의 조성관리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있었으나 통과되지 못했고, 20대 국회에는 아직 이 법안을 발의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도 걷기 길 조성 후 관리 부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코리아 둘레길 사업에서는 국가, 지자체, 민간이 협업해 걷기 길 관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등 체계적인 제도화를
정부가 코리아 둘레길 조성에 나선 것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국내외적으로 걷기 여행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전국적으로 600여개, 총길이 1만8000㎞의 걷기 여행길이 조성돼 있다. 국토를 한 바퀴 도는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을 조성해 국제적인 도보 여행 명소로 키우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게 정부 목표다. 2018년까지 코스 안내판과 이정표 등을 세워 도보 여행에 불편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코리아 둘레길은 정부 주도 방식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역사·지리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민참여형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각 지역의 특화된 관광 콘텐츠와 스토리를 발굴할 예정이다. 정부는 코리아 둘레길이 주변 관광명소와 연계해 연간 55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명소가 된다면 연간 7200억원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리아 둘레길 조성을 위해 분야별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코리아둘레길 민간추진협의회’(위원장 양병이)가 중심이 돼 차근차근 기초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민추협은 코리아 둘레길 노선이 당초 계획대로 토목공사 없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노선 타당성 검증에 나섰다.
민추협의 5개 실무팀 중 노선 분야를 책임지는 걷기여행작가 김영록 위원은 “코리아 둘레길 대상 지역에 이미 운영 중인 걷기 여행길이 4000㎞가 넘으며 그중 약 2500㎞가 코리아 둘레길과 노선이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추협 측은 현장실사를 거칠 검토 대상 후보 노선을 전부 지도에 올려놓는 도상작업이 80% 정도 진척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파편화돼 조성된 기존 길들을 중간에 잇는 2000㎞ 신규 노선은 현재 보행로로 사용하는 마을길, 농로, 숲길, 해변길 등을 활용해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아 둘레길로 새롭게 길을 놓거나 넓히는 공사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걷기 여행길 전문가인 윤문기 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은 보행 안전성을 우선 확보하되 제1원칙이 ‘기존 보행로 연결’이고, 제2원칙은 ‘시설물 최소화’를 통해 코리아 둘레길을 자연스러운 걷기 여행길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현장의 갈림길 안내는 자원활동가를 육성하고 리본이나 스티커 등의 간이 안내 사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대중화된 스마트폰 GPS 기능을 길 안내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추위는 코리아 둘레길 조성에 국민이 참여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구상 중이다. 그 일환의 하나로 걷기 여행 마니아들의 의견을 듣는 걷기 여행 전문가 간담회가 11일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린다. 코리아 둘레길 관계자와 걷기여행 마니아 250여명이 참여하는 공개심포지엄에서는 코리아 둘레길의 기본 구상을 설명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의 장을 펼친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코리안 둘레길' 풀어야 할 숙제들
① 스토리가 없다
코리아 둘레길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스토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추협은 길이 지나는 천 개 이상의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개인 역사를 길 위에 입히는 방안을 고려 중이고, 대국민 공모 등 구체적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 둘레길 사업이 본격 시행될 2017년에는 대국민 공모전도 개최할 계획이다. 민추위는 현재 임시로 쓰고 있는 ‘코리아 둘레길’의 명칭 확정부터 코리아 둘레길과 노선을 공유하는 길의 사진전, 여행기, 참신한 아이디어, 스토리 등 다양한 대국민 공모 참여 채널을 운영해 코리아 둘레길을 잇는 것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걷기 여행 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② 곳곳 위험에 노출
녹색연합과 도종환 국회의원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2008~2012년 전국에 조성된 길 중 산림청을 제외한 대부분 길은 제대로 된 관리예산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코리아 둘레길 조성 장소인 평화누리길 일대 트레일과 해파랑길 일부 구간의 위험성과 관리 소홀 등을 지적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코리아 둘레길에 포함되는 기존 길은 길 전문가들의 실사를 통해, 위험성이 있거나 길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져 사람들이 찾지 않는 구간을 제외하는 등 보행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 노선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③ 길 관리 인프라 확대를
걷기 여행길 관련 법제도가 없는 것도 큰 문제다. 민추협은 ‘법제도팀’을 실무팀으로 둬 걷기 여행길 관련 법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19대 국회 때 원혜영 더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걷는 길의 조성관리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있었으나 통과되지 못했고, 20대 국회에는 아직 이 법안을 발의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도 걷기 길 조성 후 관리 부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코리아 둘레길 사업에서는 국가, 지자체, 민간이 협업해 걷기 길 관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등 체계적인 제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