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공기업]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기업 '수출 멘토' 떴다…'K푸드·농수산물' 글로벌화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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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지원 사업'큰 효과
14개국 법무법인·관세사 등 전문기관 네트워크 구축
수출 비관세 장벽 제거, 해외 수입업체까지 지원
올해 자문신청 580건 달해, 참여업체도 4배 가까이 증가
14개국 법무법인·관세사 등 전문기관 네트워크 구축
수출 비관세 장벽 제거, 해외 수입업체까지 지원
올해 자문신청 580건 달해, 참여업체도 4배 가까이 증가
홍시로 유명한 경북 청도군을 기반으로 하는 농업기업 네이처팜. 이 회사는 오래전부터 ‘아이스 홍시’를 동남아시아 지역에 수출할 방법을 찾았다. 씨 없는 납작감으로 알려져 있는 청도반시를 얼려 만든 아이스 홍시는 시원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동남아에서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규모 지역업체가 믿을 만한 현지 사업 파트너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여인홍·사진). 네이처팜은 식품기업의 수출을 돕는 aT의 ‘현지화 지원 사업’을 통해 지난 6월 처음으로 5t가량의 아이스 홍시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aT 방콕사무소가 태국의 바이어를 알선하고 수출절차와 관세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현지에서 홍보·마케팅 활동을 지원한 것이 수출의 발판이 됐다. 강동천 네이처팜 이사는 “초기 시장 진입과 제품 포지셔닝을 위해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며 “수입 및 통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세, 부가세, 운송비, 보관비 등 비용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네이처팜은 내년에 10만달러가량의 아이스 홍시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태국에 진출한 한국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협업해 홍시스무디 등 제품도 확대했고 태국 식품박람회에서 홍시 메뉴를 선보여 호평도 받은 결과란 설명이다.
14개국에 전문기관 네트워크 구축
aT가 지난해 9월부터 하고 있는 현지화 지원 사업이 큰 효과를 내고 있다. 국내 농식품 기업들이 수출입 과정에서 겪는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고 원활하게 수출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102건에 그치던 애로 해소 자문 신청 건수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580건으로 급증하고 참여업체도 네 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농식품 기업들로부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지화 지원 사업의 특징은 한국의 농식품 수출기업은 물론 해외 수입업체도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바이어 입장에서 한국 농식품 수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으면 수출업체와 마찬가지로 전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포장디자인 개선, 신규 수입식품등록, 수입식품검사도 지원 대상이다. aT는 지난달 기준으로 14개국 65개의 현지 법무법인과 통관사, 관세사, 컨설팅업체 등 전문기관과 네트워크를 맺어 전문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중국 쌀 수출에도 ‘한몫’
지난해 한국이 중국과 쌀 수출검역협상을 타결한 뒤 올해부터 중국에 쌀 수출을 시작하는 데도 현지화 지원 사업의 역할이 컸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농식품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12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중국의 관세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수출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성별로 통관기준이 다르고 라벨링 규정도 매우 까다로운 등 중국의 ‘비관세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일례로 올해 상반기 중국의 한국 농식품 통관 거부 건수는 58건으로 지난해 전체 통관 거부 건수인 94건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을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케이라이스센터와 서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이천남부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등 대(對)중국 수출용 쌀 가공공장으로 지정된 6개 업체는 중국 수출 과정에서 aT 현지화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aT 상하이 지사는 먼저 현지 전문기관과 협력해 중국의 규격 요구, 위생검역표준, 품질요구표준 등 쌀 비관세장벽에 대한 사전 검토에 들어갔다. 이어 쌀 성분분석을 통해 중국 위생검역 표준과 일치 여부를 확인했고 쌀 포장 설계 및 검토를 했다. 통관 당국에 위생증 발급과 라벨 등록 등 신속한 통관을 위한 협조도 받아냈다.
오케이라이스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 대한 정보가 전무해 수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aT로부터 중국 수출 관련 정보는 물론이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피드백을 받은 것이 수출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통관 라벨링 작업도 지원
aT 현지화 지원 사업은 디자인 등 포장 지원뿐 아니라 통관에 필요한 라벨링 제작도 수출 대상 국가별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aT는 지난해부터 중국 라벨링 전문기관과 함께 라벨링 견본 제작과 등록을 지원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지역별로 통관 기준과 라벨링 규정이 달라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aT의 이런 노력 덕분에 라벨링 불량으로 인한 통관 거부 건수는 2014년 115건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까지 7건에 그쳤다.
aT는 농수산식품 수출지원정보 웹사이트(www.kati.net)를 통해 현지화 지원 사업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인홍 aT 사장은 “올해 쌀과 삼계탕 등을 중국에 수출하게 된 데에는 현지화 지원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며 “더 많은 업체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여인홍·사진). 네이처팜은 식품기업의 수출을 돕는 aT의 ‘현지화 지원 사업’을 통해 지난 6월 처음으로 5t가량의 아이스 홍시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aT 방콕사무소가 태국의 바이어를 알선하고 수출절차와 관세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현지에서 홍보·마케팅 활동을 지원한 것이 수출의 발판이 됐다. 강동천 네이처팜 이사는 “초기 시장 진입과 제품 포지셔닝을 위해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며 “수입 및 통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세, 부가세, 운송비, 보관비 등 비용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네이처팜은 내년에 10만달러가량의 아이스 홍시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태국에 진출한 한국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협업해 홍시스무디 등 제품도 확대했고 태국 식품박람회에서 홍시 메뉴를 선보여 호평도 받은 결과란 설명이다.
14개국에 전문기관 네트워크 구축
aT가 지난해 9월부터 하고 있는 현지화 지원 사업이 큰 효과를 내고 있다. 국내 농식품 기업들이 수출입 과정에서 겪는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고 원활하게 수출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102건에 그치던 애로 해소 자문 신청 건수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580건으로 급증하고 참여업체도 네 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농식품 기업들로부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지화 지원 사업의 특징은 한국의 농식품 수출기업은 물론 해외 수입업체도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바이어 입장에서 한국 농식품 수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으면 수출업체와 마찬가지로 전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포장디자인 개선, 신규 수입식품등록, 수입식품검사도 지원 대상이다. aT는 지난달 기준으로 14개국 65개의 현지 법무법인과 통관사, 관세사, 컨설팅업체 등 전문기관과 네트워크를 맺어 전문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중국 쌀 수출에도 ‘한몫’
지난해 한국이 중국과 쌀 수출검역협상을 타결한 뒤 올해부터 중국에 쌀 수출을 시작하는 데도 현지화 지원 사업의 역할이 컸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농식품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12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중국의 관세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수출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성별로 통관기준이 다르고 라벨링 규정도 매우 까다로운 등 중국의 ‘비관세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일례로 올해 상반기 중국의 한국 농식품 통관 거부 건수는 58건으로 지난해 전체 통관 거부 건수인 94건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을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케이라이스센터와 서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이천남부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등 대(對)중국 수출용 쌀 가공공장으로 지정된 6개 업체는 중국 수출 과정에서 aT 현지화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aT 상하이 지사는 먼저 현지 전문기관과 협력해 중국의 규격 요구, 위생검역표준, 품질요구표준 등 쌀 비관세장벽에 대한 사전 검토에 들어갔다. 이어 쌀 성분분석을 통해 중국 위생검역 표준과 일치 여부를 확인했고 쌀 포장 설계 및 검토를 했다. 통관 당국에 위생증 발급과 라벨 등록 등 신속한 통관을 위한 협조도 받아냈다.
오케이라이스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 대한 정보가 전무해 수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aT로부터 중국 수출 관련 정보는 물론이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피드백을 받은 것이 수출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통관 라벨링 작업도 지원
aT 현지화 지원 사업은 디자인 등 포장 지원뿐 아니라 통관에 필요한 라벨링 제작도 수출 대상 국가별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aT는 지난해부터 중국 라벨링 전문기관과 함께 라벨링 견본 제작과 등록을 지원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지역별로 통관 기준과 라벨링 규정이 달라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aT의 이런 노력 덕분에 라벨링 불량으로 인한 통관 거부 건수는 2014년 115건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까지 7건에 그쳤다.
aT는 농수산식품 수출지원정보 웹사이트(www.kati.net)를 통해 현지화 지원 사업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인홍 aT 사장은 “올해 쌀과 삼계탕 등을 중국에 수출하게 된 데에는 현지화 지원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며 “더 많은 업체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