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등 업무 효율 극대화 나서
과감한 인수로 '200조 매출' 올라설 것
4개월이 지난 지금 롯데그룹은 한숨을 돌린 상태다. 지난달 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하루 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 피해를 최소화하고,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를 적극 해결해 나가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2018년 200조원 매출 목표
롯데그룹은 2018년까지 매출을 200조원으로 키워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현재 100조원 안팎인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0년간 M&A를 통해 성장했다. 롯데그룹은 2007년 이후 34건의 M&A를 성사시켰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동남아시아권의 대표적 석유화학기업인 말레이시아의 타이탄케미컬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후 영국의 아테니우스, 파키스탄의 파키스탄PTA를 인수해 해외 생산기지를 마련했으며, 미국 앨라배마에도 생산법인 HPM앨라배마를 설립해 생산능력을 크게 늘렸다.
롯데제과도 베트남 제과회사인 비비카사를 2007년에 인수해 베트남 전국 영업망과 롯데제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시장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08년 벨기에 명품 초콜릿회사인 길리안을 인수해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2013년에는 카자흐스탄 1위 제과기업인 라하트를 인수해 중앙아시아 공략을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0년에 필리핀의 펩시 공장을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 음료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그룹은 이달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같은 투자 계획과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사회공헌 및 윤리경영 방안’ 등을 담은 혁신안을 낼 계획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신 회장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올해 1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검찰 수사로 상장 작업이 중단됐다. 이르면 내년께 재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서울 잠실에 건설 중인 롯데월드타워 완공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재취득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월드타워는 2010년 11월 착공 후 약 6년 만인 지난 3일 123층, 555m의 외관을 완성했다. 내부 공사를 마친 뒤 이르면 내년 초 전면 개장할 예정이다.
“사랑받는 롯데 만들겠다”
롯데그룹은 내부 임직원 및 파트너사, 사회구성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받는 롯데’를 만들기 위한 기업문화 개선 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연 롯데HR포럼에서 “새로운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의 창의적 기업문화가 중요하다”며 “조직 내부 임직원과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바르고 건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롯데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 개선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했고, 직원복지 향상 차원에서 롯데제과 등 10개 계열사의 직원식당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또 내부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신사업을 모색하는 ‘롯데 벤처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은 일·가정 양립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다양한 여성친화제도를 운영 중이다. 2012년부터 여성 직원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임신부의 경우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에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으며, 직장 어린이집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워킹맘을 위한 자기계발서인 기다립니다, 기대합니다도 발간했다. 이 책에는 육아휴직 이후 복직 및 일·육아 병행 등 워킹맘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
여성 인재 발굴 및 육성에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 회장은 “여성 인재들이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롯데그룹의 리더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12만명
롯데그룹 국내 임직원 수. 2007년 6만8000명에서 약 9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해외 근무 직원을 합치면 18만명에 이른다. 롯데주류(옛 두산주류) 롯데하이마트 등을 인수한 뒤 이 같은 고용 증가를 이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