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두산, 체질개선 마무리…또다른 '100년 신화'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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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장기불황 속 구조조정 마무리
1분기 全계열사 흑자전환 성공
ESS·면세점 등 새 먹거리 찾기 분주
1분기 全계열사 흑자전환 성공
ESS·면세점 등 새 먹거리 찾기 분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일성으로 공격경영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세계 경영 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열린다”고 강조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해 올해로 창립 120주년인 두산의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취임 이후 대외활동은 자제하면서도 세계 경기의 장기 침체 속에 흐트러졌던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취임 6개월을 넘긴 현재, ‘정중동의 리더십’을 발휘해 취임 당시 내놓았던 과제들을 추진해오며 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2년간 재무개선으로 현금 3조 이상 확보
두산은 지난 1분기 전 계열사가 흑자전환하며 대규모 실적개선(턴어라운드)을 달성했다. 2분기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올라 2년간의 혹독한 체질개선 작업이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두산은 세계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2014년부터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한 바 있다. KFC를 시작으로 올해 초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 두산DST,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 등의 매각을 끝으로 사실상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2년간 확보한 현금만 3조원이 넘는다. 올 하반기 두산그룹의 핵심 과제는 두산밥캣 상장(IPO)이다. 두산밥캣 상장까지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11조원 규모였던 차입금을 연말까지 8조원대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이자보상배율은 2배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은 지난 8월1일 국내 기업 최초로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박 회장은 “모든 직원의 노력으로 올 상반기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지어 한층 단단해진 재무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안정된 기반을 바탕으로 영업 성과를 높이는데 주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ESS 면세점 등 ‘신성장동력 찾기’
주요 계열사별 상황을 보면 두산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별 기준으로 2013년 6조원 초반에 머무르던 수주 실적은 2014년 7조7000억원, 2015년 8조5000억원으로 올랐다. 올해도 그 이상의 실적이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2015년 말 5조8000억원대이던 차입금이 지난 2분기 4조원으로 줄었다. 2015년 말 270%였던 부채비율도 올해 2분기 210%대로 개선됐다. 두산건설 역시 HRSG사업 매각, 메카텍 사업 양수도, 수주 실적 개선 등으로 2015년 말 1조3000억원 규모이던 차입금을 2분기에 9000억원 후반대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부채비율도 200%에서 170%대로 낮아졌다.
연료전지와 면세점 등 신규 사업의 조기 안정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2014년 시작한 (주)두산 연료전지사업은 사업 첫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국내와 미국 시장을 공략해 1680억원의 매출과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두산은 올해 4080억원의 매출과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개점한 두타면세점의 경우 초기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하반기 주요 브랜드들이 속속 입점하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두타면세점은 동대문이 가지고 있는 지역 관광 인프라와 심야영업이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지난 7월엔 두산중공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했다. 두산중공업은 ESS의 설계, 설치, 시운전 등의 과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ESS는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에 배터리에 전기를 비축해 두었다가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 전기를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설비다. 특히 출력이 일정하지 않은 풍력과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ESS를 통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시장은 2025년 12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ESS 시장 공략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와 북미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동남아와 유럽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120년
두산그룹의 시초는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에서 창업한 ‘박승직 상점’이다. 고(故) 박승직 두산그룹 창업주는 아들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면서 이름 가운데자에 뫼 ‘산(山)’ 자를 붙여 ‘두산’이라는 상호를 지어줬다. “한 말 한 말 차근차근 쉬지 않고 쌓아 올려 산같이 커져라”는 의미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박 회장은 취임 이후 대외활동은 자제하면서도 세계 경기의 장기 침체 속에 흐트러졌던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취임 6개월을 넘긴 현재, ‘정중동의 리더십’을 발휘해 취임 당시 내놓았던 과제들을 추진해오며 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2년간 재무개선으로 현금 3조 이상 확보
두산은 지난 1분기 전 계열사가 흑자전환하며 대규모 실적개선(턴어라운드)을 달성했다. 2분기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올라 2년간의 혹독한 체질개선 작업이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두산은 세계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2014년부터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한 바 있다. KFC를 시작으로 올해 초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 두산DST,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 등의 매각을 끝으로 사실상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2년간 확보한 현금만 3조원이 넘는다. 올 하반기 두산그룹의 핵심 과제는 두산밥캣 상장(IPO)이다. 두산밥캣 상장까지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11조원 규모였던 차입금을 연말까지 8조원대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이자보상배율은 2배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은 지난 8월1일 국내 기업 최초로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박 회장은 “모든 직원의 노력으로 올 상반기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지어 한층 단단해진 재무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안정된 기반을 바탕으로 영업 성과를 높이는데 주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ESS 면세점 등 ‘신성장동력 찾기’
주요 계열사별 상황을 보면 두산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별 기준으로 2013년 6조원 초반에 머무르던 수주 실적은 2014년 7조7000억원, 2015년 8조5000억원으로 올랐다. 올해도 그 이상의 실적이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2015년 말 5조8000억원대이던 차입금이 지난 2분기 4조원으로 줄었다. 2015년 말 270%였던 부채비율도 올해 2분기 210%대로 개선됐다. 두산건설 역시 HRSG사업 매각, 메카텍 사업 양수도, 수주 실적 개선 등으로 2015년 말 1조3000억원 규모이던 차입금을 2분기에 9000억원 후반대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부채비율도 200%에서 170%대로 낮아졌다.
연료전지와 면세점 등 신규 사업의 조기 안정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2014년 시작한 (주)두산 연료전지사업은 사업 첫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국내와 미국 시장을 공략해 1680억원의 매출과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두산은 올해 4080억원의 매출과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개점한 두타면세점의 경우 초기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하반기 주요 브랜드들이 속속 입점하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두타면세점은 동대문이 가지고 있는 지역 관광 인프라와 심야영업이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지난 7월엔 두산중공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했다. 두산중공업은 ESS의 설계, 설치, 시운전 등의 과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ESS는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에 배터리에 전기를 비축해 두었다가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 전기를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설비다. 특히 출력이 일정하지 않은 풍력과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ESS를 통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시장은 2025년 12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ESS 시장 공략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와 북미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동남아와 유럽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120년
두산그룹의 시초는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에서 창업한 ‘박승직 상점’이다. 고(故) 박승직 두산그룹 창업주는 아들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면서 이름 가운데자에 뫼 ‘산(山)’ 자를 붙여 ‘두산’이라는 상호를 지어줬다. “한 말 한 말 차근차근 쉬지 않고 쌓아 올려 산같이 커져라”는 의미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