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 LG전자, '갤노트7 판매중단' 기회 잡을까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던 LG전자 모바일(MC) 사업부가 회생 기회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LG전자의 V20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2시18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2400원(4.72%) 오른 5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날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린 후 이틀째 상승세다. 사실상 갤럭시노트7이 단종 절차를 밟으면서 당초 '틈새시장 폰'으로 여겨졌던 V20에 반사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LG전자의 신제품 V20은 출시 전 혹평과는 달리 출시 후 예상보다 높은 완성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탈착형 배터리와 3.5파이 이어폰 단자를 유지하면서 보수적인 소비자를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LG전자 스마트폰의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애플의 독주 속에서 V20은 음원 마니아 층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V20가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둔다 해도 MC사업부가 바로 되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업계는 V20의 출하량을 연말까지 70만 대, 6개월간 140만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생산 중단에 따른 반사이익을 감안하더라도 200만대 판매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증권업계는 4분기에도 MC사업부가 17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V20의 선전에는 판매량 이상의 의미가 있다. V20에 대한 호평이 내년 초 출시될 G6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베가 시리즈의 연이은 실패에 브랜드 가치가 추락했던 팬택이 시크릿노트-베가 아이언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베가' 브랜드를 살려냈던 것처럼 V20의 선전이 G4, G5의 부진으로 추락한 G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 효과가 본격화되고, G6로 위기 탈출을 모색할 내년 상반기에 초점을 맞춘 매매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리요네(CLSA)증권도 "내년 2분기 G6 출시 이후 MC사업부가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이라며 "구조조정 가시화와 최적화된 비용구조고 G6을 출시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