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현·유일한 PD "2분의 승부…시간은 짧아도 할 이야기는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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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방송 돌풍 이끄는 메이크어스 김무현·유일한 PD
방송국에서 모바일회사로 이직
2분내 시청자 마음을 끄는게 관건
SNS등 통해 즉시 반응 확인 가능
방송국에서 모바일회사로 이직
2분내 시청자 마음을 끄는게 관건
SNS등 통해 즉시 반응 확인 가능
“일감이 57분30초 영상에서 2분 동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어요. 시간은 짧아졌지만 할 이야기는 더 많아졌죠.”
최근 서울 논현동 메이크어스 사옥에서 만난 모바일 방송국 메이크어스의 김무현(사진 왼쪽), 유일한 PD는 입을 모아 이렇게 얘기했다. 둘은 지난해 방송국 CJ E&M을 나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갔다. 김씨는 Mnet 예능프로그램 ‘슈퍼스타K6’ 메인 PD 출신이고, 유씨는 ‘비틀즈코드2’ ‘노머시’ 등을 연출했다. 지금은 모바일 영상 제작사인 딩고스튜디오에서 각자 여행과 남성을 주제로 한 채널을 맡아 총괄 운영 중이다.
“이직은 콘텐츠 제작자로서 ‘수명 연장’을 하려는 시도였습니다. 80세가 돼도 20대가 즐기는 문화 콘텐츠 제작자로 남고 싶거든요. 젊은 시청자가 모바일 방송을 주목하고 있고, 이 시장이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유씨)
방송사 출신 PD들이 힘을 합쳐 설립한 딩고스튜디오는 곧 모바일 영상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유씨의 채널 ‘남자들의 동영상(남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영상 구독자 수가 94만명에 이른다. 김씨가 운영하는 ‘딩고트래블’은 구독자 70여만명을 모았다.
인기 방송프로그램 여럿을 제작한 이들에게도 모바일 도전은 쉽지 않았다. 김씨는 “방송과 모바일 세상은 완전히 달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방송을 만들던 노하우는 가져가지만, 기존 습관은 전부 버려야 했습니다. 기존 57분30초짜리 방송은 55분께 클라이맥스가 일어나기까지 이야기를 바닥부터 쌓아가요. 그런데 모바일 동영상은 중요한 사건이 초반에 일어납니다. 시청자가 10초 안에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야 하니까요.”
유씨는 “긴 내용을 편집해 2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2분간 사람의 마음을 확 끌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말을 거들었다. 그가 타깃 시청자층을 정확히 파악하려 힘쓰는 이유다. 남동 채널의 주요 시청자는 18~35세 남성. 이들이 구독자의 87%가량을 차지한다. “단순히 재미를 주기보다는 ‘취향 저격’형 콘텐츠에 호응이 많습니다. 일단 타깃층의 관심을 끌고, 다른 사람들이 봐도 무난히 재미를 느낄 영상을 만들죠.”
두 PD는 “시의성도 중요한 콘텐츠 흥행 조건”이라고 말했다. 방송과 모바일이 다른 대목이다. 방송은 대부분 방영 시점 1년 전부터 기획을 시작하고, 편성시간이 정해져 있다. 반면 모바일은 당일 아침에 일어난 일로 오후에 영상을 제작해낼 수 있다.
김씨는 “1년 남짓 모바일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지금쯤 어떤 주제에 호응이 클지 경험이 쌓였다”고 말했다. “대학 시험이 끝날 즈음엔 가까운 근교 여행지를 소개하는 영상의 조회 수가 높더라고요. 갑자기 비가 오는 날엔 기름진 음식을 이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고요.”
모바일 예능은 두 사람에게 기존 방송의 전통에 새로운 시도를 혼합하는 장이다. SNS를 통해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머릿속에만 있던 기획안을 간단한 영상으로 검증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어 좋습니다. 앞으로 기존 방송 문법과는 다른 여러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어요.”(유씨)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최근 서울 논현동 메이크어스 사옥에서 만난 모바일 방송국 메이크어스의 김무현(사진 왼쪽), 유일한 PD는 입을 모아 이렇게 얘기했다. 둘은 지난해 방송국 CJ E&M을 나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갔다. 김씨는 Mnet 예능프로그램 ‘슈퍼스타K6’ 메인 PD 출신이고, 유씨는 ‘비틀즈코드2’ ‘노머시’ 등을 연출했다. 지금은 모바일 영상 제작사인 딩고스튜디오에서 각자 여행과 남성을 주제로 한 채널을 맡아 총괄 운영 중이다.
“이직은 콘텐츠 제작자로서 ‘수명 연장’을 하려는 시도였습니다. 80세가 돼도 20대가 즐기는 문화 콘텐츠 제작자로 남고 싶거든요. 젊은 시청자가 모바일 방송을 주목하고 있고, 이 시장이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유씨)
방송사 출신 PD들이 힘을 합쳐 설립한 딩고스튜디오는 곧 모바일 영상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유씨의 채널 ‘남자들의 동영상(남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영상 구독자 수가 94만명에 이른다. 김씨가 운영하는 ‘딩고트래블’은 구독자 70여만명을 모았다.
인기 방송프로그램 여럿을 제작한 이들에게도 모바일 도전은 쉽지 않았다. 김씨는 “방송과 모바일 세상은 완전히 달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방송을 만들던 노하우는 가져가지만, 기존 습관은 전부 버려야 했습니다. 기존 57분30초짜리 방송은 55분께 클라이맥스가 일어나기까지 이야기를 바닥부터 쌓아가요. 그런데 모바일 동영상은 중요한 사건이 초반에 일어납니다. 시청자가 10초 안에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야 하니까요.”
유씨는 “긴 내용을 편집해 2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2분간 사람의 마음을 확 끌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말을 거들었다. 그가 타깃 시청자층을 정확히 파악하려 힘쓰는 이유다. 남동 채널의 주요 시청자는 18~35세 남성. 이들이 구독자의 87%가량을 차지한다. “단순히 재미를 주기보다는 ‘취향 저격’형 콘텐츠에 호응이 많습니다. 일단 타깃층의 관심을 끌고, 다른 사람들이 봐도 무난히 재미를 느낄 영상을 만들죠.”
두 PD는 “시의성도 중요한 콘텐츠 흥행 조건”이라고 말했다. 방송과 모바일이 다른 대목이다. 방송은 대부분 방영 시점 1년 전부터 기획을 시작하고, 편성시간이 정해져 있다. 반면 모바일은 당일 아침에 일어난 일로 오후에 영상을 제작해낼 수 있다.
김씨는 “1년 남짓 모바일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지금쯤 어떤 주제에 호응이 클지 경험이 쌓였다”고 말했다. “대학 시험이 끝날 즈음엔 가까운 근교 여행지를 소개하는 영상의 조회 수가 높더라고요. 갑자기 비가 오는 날엔 기름진 음식을 이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고요.”
모바일 예능은 두 사람에게 기존 방송의 전통에 새로운 시도를 혼합하는 장이다. SNS를 통해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머릿속에만 있던 기획안을 간단한 영상으로 검증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어 좋습니다. 앞으로 기존 방송 문법과는 다른 여러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어요.”(유씨)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