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노트7과 엘리엇 사이…지배구조 시계 늦춰지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전자 주가 시계를 닷새 전으로 돌려보면 중심에는 '엘리엇'이 자리한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했다는 소식에 이튿날인 지난 6일 삼성전자 주가는 4.45% 급등했다.
엘리엇발(發)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번지면서 주가는 지난 7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 흐름이 급변한 건 지난 10일부터다. 새로 교환한 갤럭시노트7 스마트폰에서 잇따라 발화 사건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을 공식 발표한 지난 11일 주가는 하루 만에 8.04% 하락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시장은 이제 엘리엇과 갤노트7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와 실적 우려 사이에서 삼성전자 주가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다.
무엇보다 갤노트7 사태가 삼성 지배구조 개편 일정에 영향을 줄 지가 관심사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이와 관련해 "삼성이 막연히 지배구조 개편을 미루기는 쉽지 않다"며 "갤노트7 사태로 주주 신뢰가 떨어져 불편한 상황이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기존 스케줄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갤노트7 사태 해결과 무관하게 국회 시계는 흘러가고 야당의 경제민주화 요구는 강해질 것이란 데 주목했다.
대선 레이스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정치권이 합심해 삼성의 갤노트7 사태 해결을 기다리거나, 야당이 경제민주화 법안 발의를 미룰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삼성이 지배구조개편을 자발적으로 연기하고, 내년 국회에서 '자사주 의결권 제한' 등을 포함한 경제민주화 법안이 통과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삼성은 삼성전자 자사주 활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포기하고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진행한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완료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이렇게 매입한 자사주를 지주회사 전환(인적분할)을 위한 포석으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연구원은 "(여소야대인) 정치권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을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갤노트7 사태가 일단락하면 투자자 관심은 엘리엇 제안에 대한 삼성 측 대응에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엘리엇이 삼성 측에 요구한 주주제안 골자는 삼성전자 인적분할(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을 포함해 분할 후 30조원 규모 특별배당,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 동시 상장,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 등이다.
현재 삼성전자 지분 0.62%를 보유한 엘리엇은 지분을 추가 확보하거나 외국인 우호 세력을 끌어들여 내년 3월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중대 발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갤노트7 사태 이후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삼성이 통 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며 "현 주가 수준과 지배구조 모멘텀(동력), 개편 이후 수혜를 생각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최선호주"라고 말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이번 갤노트7 사태가 삼성 지배구조 개편 일정에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법안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내년 상반기 이전까지는 지배구조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은 당장 급한 사안은 아니지만, 삼성전자 인적분할은 내년 상반기 이전까지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한 (오너 일가) 지분이 약해 전자 인적분할이 아니고서는 지분 확보가 쉽지 않다"며 "이런 가운데 삼성 측 반대파로 생각했던 엘리엇이 오히려 인적분할을 제안하면서 가시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갤노트7 사태와 지배구조 개편은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했다는 소식에 이튿날인 지난 6일 삼성전자 주가는 4.45% 급등했다.
엘리엇발(發)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번지면서 주가는 지난 7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 흐름이 급변한 건 지난 10일부터다. 새로 교환한 갤럭시노트7 스마트폰에서 잇따라 발화 사건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을 공식 발표한 지난 11일 주가는 하루 만에 8.04% 하락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시장은 이제 엘리엇과 갤노트7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와 실적 우려 사이에서 삼성전자 주가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다.
무엇보다 갤노트7 사태가 삼성 지배구조 개편 일정에 영향을 줄 지가 관심사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이와 관련해 "삼성이 막연히 지배구조 개편을 미루기는 쉽지 않다"며 "갤노트7 사태로 주주 신뢰가 떨어져 불편한 상황이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기존 스케줄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갤노트7 사태 해결과 무관하게 국회 시계는 흘러가고 야당의 경제민주화 요구는 강해질 것이란 데 주목했다.
대선 레이스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정치권이 합심해 삼성의 갤노트7 사태 해결을 기다리거나, 야당이 경제민주화 법안 발의를 미룰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삼성이 지배구조개편을 자발적으로 연기하고, 내년 국회에서 '자사주 의결권 제한' 등을 포함한 경제민주화 법안이 통과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삼성은 삼성전자 자사주 활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포기하고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진행한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완료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이렇게 매입한 자사주를 지주회사 전환(인적분할)을 위한 포석으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연구원은 "(여소야대인) 정치권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을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갤노트7 사태가 일단락하면 투자자 관심은 엘리엇 제안에 대한 삼성 측 대응에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엘리엇이 삼성 측에 요구한 주주제안 골자는 삼성전자 인적분할(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을 포함해 분할 후 30조원 규모 특별배당,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 동시 상장,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 등이다.
현재 삼성전자 지분 0.62%를 보유한 엘리엇은 지분을 추가 확보하거나 외국인 우호 세력을 끌어들여 내년 3월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중대 발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갤노트7 사태 이후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삼성이 통 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며 "현 주가 수준과 지배구조 모멘텀(동력), 개편 이후 수혜를 생각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최선호주"라고 말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이번 갤노트7 사태가 삼성 지배구조 개편 일정에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법안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내년 상반기 이전까지는 지배구조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은 당장 급한 사안은 아니지만, 삼성전자 인적분할은 내년 상반기 이전까지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한 (오너 일가) 지분이 약해 전자 인적분할이 아니고서는 지분 확보가 쉽지 않다"며 "이런 가운데 삼성 측 반대파로 생각했던 엘리엇이 오히려 인적분할을 제안하면서 가시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갤노트7 사태와 지배구조 개편은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