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거인인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단종을 결정하자 외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WSJ는 “스마트폰 위기가 회사 전체에 지속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의 전원코드를 빼버렸다”며 “그가 지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서 리더십 테스트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계기로 등기임원을 맡으면서 법적 책임이 좀 더 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갤럭시노트7의 생산 및 판매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와 주가 하락 등 경제적인 피해를 부각하면서도 결국 브랜드 가치 훼손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갤럭시노트7을 더 이상 시장에 내놓지 않기로 한 것은 1982년 타이레놀 리콜사태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은 두통약 타이레놀을 먹고 일곱 명이 사망하자 ‘회사 수익보다 소비자를 먼저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시중에 판매된 3100만병을 모두 회수했다. 누군가 고의로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넣은 게 사망 원인으로 밝혀졌으나 존슨앤드존슨은 2개월 만에 포장을 달리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미국 이동통신회사 스프린트의 마르셀로 클라우르 최고경영자(CEO)는 “위대한 제품을 생산하면 브랜드 가치는 다시 회복된다”며 “이번 사태가 삼성에 큰 충격이겠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