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 14일 총투표에서 올해 임금협약을 통과시키면서 국내 주요 완성차 5사 가운데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곳은 기아자동차뿐이다. 기아차 노사는 이번주 매일 교섭을 벌여 타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기아차 노조는 16일 “17~21일 파업을 자제하고 집중교섭을 진행한 뒤 성과가 없으면 2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파업 등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기아차 노사 협상이 그동안 현대차 노사 교섭 타결 직후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돼 왔다는 점에서 기아차 노사가 이번주에 잠정 합의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8월1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20차례 파업했다. 이 기간 발생한 생산 차질은 7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현대차 노조는 7월19일부터 9월30일까지 24차례 파업해 14만2000여대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 노조가 대내외 여론 악화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 등에 밀려 파업을 중단하고 임협에 합의한 것처럼 기아차 노조가 투쟁력을 발휘할 여건이 약해졌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변수는 통상임금 확대 문제다. 회사 측은 올해 교섭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문제와 관련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과거분은 법원 판결을 따르되, 미래 임금체계는 고정적 정기상여금을 줄이고 성과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현행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연 800%에 이르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야근수당 등 통상임금에 연동한 수당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기아차 노조는 현재 상여금 지급 규정이 현대차와 다르기 때문에 향후 임금체계도 현대차와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확대 소송 1심에서 ‘15일 미만 근무자에게 상여금 지급 제외’ 규정 때문에 사실상 패소했다.

기아차 상여금 규칙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다. 기아차 노조원이 제기한 소송은 현재 1심에서 진행 중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