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을 불허한다"…'구르미 그린 달빛'이 남긴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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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이 남긴 세 가지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가장 인상깊은 대사 중 하나다. 지난 18일 드라마가 종영하자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드러내며 '종영을 불허한다'는 반응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지난 8월 22일 8.3% 시청률로 첫 출발해 3회 만에 16% 를 돌파했다.
경쟁 드라마 '닥터스'(SBS)가 끝나면서 탄력 받은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후 고공행진해 7회 만에 시청률 20% 고지를 넘었다. 이후에도 숱한 명장면, 명대사를 남기면서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22.9%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지막 회는 매 방송마다 치밀하게 깔아 놓은 '떡밥(복선)'을 회수하지 못하고 허술한 전개로 마무리 됐다. 다수가 원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급급했다는 평가다.
다소 허술했던 후반 전개에도 불구하고 '구르미 그린 달빛'은 세련된 연출과 영상미, 배우들의 열연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 2010년 방영된 '성균관 스캔들' 이후 청춘 사극의 맥을 이었다. ◆ 박보검, 스스로 증명한 '대세'라는 이름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응팔의 저주'란 말을 완벽히 깼다. 그는 올해 초 방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 최택 역을 맡아 주목받았다. '응팔'로 인기를 얻은 배우 류준열과 혜리는 일찌감치 차기작을 확정했지만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는데 그쳤다.
때문에 박보검의 차기작 선택에 이목이 집중됐다. '구르미 그린 달빛' 방영에 앞서 박보검은 제작보고회에서 "'응팔의 저주'라는 말이 정말 속상하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께 제 존재를 알릴 수 있었던 드라마"라며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이상 박보검에게서 '응팔의 저주'라는 말은 떠오르지 않는다. 박보검은 방송 초반 어수룩하고 능청스러운 예측불허 왕세자 이영의 모습으로 시작해 종반부에서 외척세력의 계략과 도발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인함까지 연기했다.
특히 정인 홍라온(김유정)을 향한 애틋함과 복합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국민 세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 최고의 1분, 시청률 견인한 '보검 매직'
마지막 신, 즉 엔딩은 연출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 중 하나다. 한 회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다음 회의 기대까지 불러일으켜야 한다.
엔딩이 얼마나 인상 깊은가에 따라 시청률이 좌우되기 마련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엔딩 매직','엔딩 장인', '프로 엔딩러'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시선을 뗄 수 없는 강렬한 마지막 신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회 엔딩은 산뜻했다. 첫방 시청률이 8.3%를 기록한 것에 비해 엔딩은 순간 시청률 10.4%까지 치솟았다. 여자의 몸으로 궐 안에 들어온 홍라온(김유정)은 어두운 밤 사람들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다 영(박보검)과 다시 마주친다. 라온을 알아본 영은 "반갑다 멍멍아"라고 인사한다. 두 사람의 재회는 1회 엔딩을 장식하면서 앞으로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시청자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된 엔딩은 5회다. 영의 애정 공세는 시작됐으나 라온은 자신의 처지를 숨기며 철벽을 친다. 그렇지만 영은 풍등에 '홍 내관의 어머니를 찾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적고, "네 소원 이뤄달라는 것이 내 소원"이라는 여심 저격 멘트를 날린다. 마지막으로 김윤성(진영)을 따라나서려는 라온의 팔을 붙잡으며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라는 말로 설렘과 긴장감을 더했다.
시청자들이 '종영을 불허한다'고 부르짖게 만든 엔딩은 마지막회다. 왕이 된 영과 여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라온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걷는다. 영은 "제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 라온에 "넌 내 세상을 가득 채운 라온이니라"라는 고백을 하며 입맞춤 한다. 시청자들이 가장 바라왔던 핑크빛 결말이다.
◆ 몰입도 높인 웰메이드 OST '한 몫'
백지영, 성시경, 거미, 케이윌, 이적... '구르미 그린 달빛' 열풍에는 잘 만든 배경음악(OST)도 한몫했다. 국내 정상급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매주 한 곡씩 발매될 때마다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특히 박보검은 OST 수록곡 '내 사람'을 직접 부르면서 안방극장을 넘어 가수로서의 가능성까지 인정받았다. 이 곡은 8개 음원 사이트에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연기 실력 못지 않게 빼어난 감성을 더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구르미 그린 달빛' OST는 올 초 방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견줄만 하다. '구르미 그린 달빛' CD 초반 판매 추이는 상반기 OST 음반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태양의 후예'의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현재까지 '태양의 후예' 음반 판매량은 가온차트 기준으로 10만 장에 달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 OST CD는 오는 28일 정식 발매될 예정이지만 이미 초도 수량을 예약판매로 소진하고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사 오우엔터테인먼트 측은 미공개 컷과 가창 메이킹 스틸, 친필 사인 등으로 CD를 구성해드라마 열풍을 잇는다는 계획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가장 인상깊은 대사 중 하나다. 지난 18일 드라마가 종영하자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드러내며 '종영을 불허한다'는 반응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지난 8월 22일 8.3% 시청률로 첫 출발해 3회 만에 16% 를 돌파했다.
경쟁 드라마 '닥터스'(SBS)가 끝나면서 탄력 받은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후 고공행진해 7회 만에 시청률 20% 고지를 넘었다. 이후에도 숱한 명장면, 명대사를 남기면서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22.9%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지막 회는 매 방송마다 치밀하게 깔아 놓은 '떡밥(복선)'을 회수하지 못하고 허술한 전개로 마무리 됐다. 다수가 원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급급했다는 평가다.
다소 허술했던 후반 전개에도 불구하고 '구르미 그린 달빛'은 세련된 연출과 영상미, 배우들의 열연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 2010년 방영된 '성균관 스캔들' 이후 청춘 사극의 맥을 이었다. ◆ 박보검, 스스로 증명한 '대세'라는 이름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응팔의 저주'란 말을 완벽히 깼다. 그는 올해 초 방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 최택 역을 맡아 주목받았다. '응팔'로 인기를 얻은 배우 류준열과 혜리는 일찌감치 차기작을 확정했지만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는데 그쳤다.
때문에 박보검의 차기작 선택에 이목이 집중됐다. '구르미 그린 달빛' 방영에 앞서 박보검은 제작보고회에서 "'응팔의 저주'라는 말이 정말 속상하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께 제 존재를 알릴 수 있었던 드라마"라며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이상 박보검에게서 '응팔의 저주'라는 말은 떠오르지 않는다. 박보검은 방송 초반 어수룩하고 능청스러운 예측불허 왕세자 이영의 모습으로 시작해 종반부에서 외척세력의 계략과 도발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인함까지 연기했다.
특히 정인 홍라온(김유정)을 향한 애틋함과 복합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국민 세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 최고의 1분, 시청률 견인한 '보검 매직'
마지막 신, 즉 엔딩은 연출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 중 하나다. 한 회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다음 회의 기대까지 불러일으켜야 한다.
엔딩이 얼마나 인상 깊은가에 따라 시청률이 좌우되기 마련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엔딩 매직','엔딩 장인', '프로 엔딩러'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시선을 뗄 수 없는 강렬한 마지막 신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회 엔딩은 산뜻했다. 첫방 시청률이 8.3%를 기록한 것에 비해 엔딩은 순간 시청률 10.4%까지 치솟았다. 여자의 몸으로 궐 안에 들어온 홍라온(김유정)은 어두운 밤 사람들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다 영(박보검)과 다시 마주친다. 라온을 알아본 영은 "반갑다 멍멍아"라고 인사한다. 두 사람의 재회는 1회 엔딩을 장식하면서 앞으로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시청자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된 엔딩은 5회다. 영의 애정 공세는 시작됐으나 라온은 자신의 처지를 숨기며 철벽을 친다. 그렇지만 영은 풍등에 '홍 내관의 어머니를 찾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적고, "네 소원 이뤄달라는 것이 내 소원"이라는 여심 저격 멘트를 날린다. 마지막으로 김윤성(진영)을 따라나서려는 라온의 팔을 붙잡으며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라는 말로 설렘과 긴장감을 더했다.
시청자들이 '종영을 불허한다'고 부르짖게 만든 엔딩은 마지막회다. 왕이 된 영과 여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라온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걷는다. 영은 "제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 라온에 "넌 내 세상을 가득 채운 라온이니라"라는 고백을 하며 입맞춤 한다. 시청자들이 가장 바라왔던 핑크빛 결말이다.
◆ 몰입도 높인 웰메이드 OST '한 몫'
백지영, 성시경, 거미, 케이윌, 이적... '구르미 그린 달빛' 열풍에는 잘 만든 배경음악(OST)도 한몫했다. 국내 정상급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매주 한 곡씩 발매될 때마다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특히 박보검은 OST 수록곡 '내 사람'을 직접 부르면서 안방극장을 넘어 가수로서의 가능성까지 인정받았다. 이 곡은 8개 음원 사이트에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연기 실력 못지 않게 빼어난 감성을 더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구르미 그린 달빛' OST는 올 초 방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견줄만 하다. '구르미 그린 달빛' CD 초반 판매 추이는 상반기 OST 음반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태양의 후예'의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현재까지 '태양의 후예' 음반 판매량은 가온차트 기준으로 10만 장에 달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 OST CD는 오는 28일 정식 발매될 예정이지만 이미 초도 수량을 예약판매로 소진하고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사 오우엔터테인먼트 측은 미공개 컷과 가창 메이킹 스틸, 친필 사인 등으로 CD를 구성해드라마 열풍을 잇는다는 계획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