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9일 오후 4시7분

[마켓인사이트] 프랑스 국영조선사, STX프랑스 인수 나섰다
법원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과 STX프랑스 매각을 본격화한 가운데 프랑스 국영조선사인 DCNS가 STX프랑스 인수에 나섰다.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조선사도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CNS는 STX조선해양이 보유한 STX프랑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매각 측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STX조선해양 지분 100%와 손자회사인 STX유럽이 보유한 STX프랑스 지분 66.7%를 팔기 위해 매각공고를 냈다.

STX조선해양과 STX프랑스를 묶어 사거나 각각 별도로 인수할 수 있다. 인수의향서(LOI) 제출은 다음달 4일까지다.

매각 측이 분석한 STX조선해양의 계속기업 가치가 1조2635억원임을 감안할 때 두 회사를 한꺼번에 사들이는 ‘패키지 인수가’는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STX프랑스를 별도 매각하면 예상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LOI를 받아본 뒤 인수후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매각 구조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CNS는 군함을 주로 제조하는 프랑스 국영 조선사다. 호주 브라질 파키스탄 등 6개 국가에 잠수함 30여척을 수출하는 등 대형 잠수함 건조에 강점을 갖고 있다. STX프랑스를 인수해 크루즈선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DCNS 외에도 고급 크루즈선 제조 기술을 보유한 STX프랑스에 대한 해외 조선사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복수의 프랑스 조선사들이 STX프랑스 인수 의지를 매각 측에 전달했다. 세계적 조선그룹인 네덜란드 다멘, 이탈리아 국영조선소 핀칸티에리도 잠재 인수후보로 꼽힌다.

프랑스 정부가 크루즈선 기술의 해외 유출을 꺼리는 점은 변수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과 관계없이 STX프랑스 보유 지분(33.34%)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STX조선해양과 STX프랑스를 통으로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한 영국 업체는 지난달 STX조선해양, STX프랑스, STX조선해양의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을 함께 묶어 인수하고 싶다는 뜻을 법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법원은 최대한 이른 시한 내 매각절차를 마쳐 STX조선해양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차등감자 비율 등 회생계획안 내용을 놓고 채권단과 한때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지난주 협의를 통해 회생계획안 재조정도 마무리했다. STX조선해양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2·3차 관계인 집회는 다음달 11일 열린다.

이지훈/정소람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