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포럼] 진짜 돈 되는 것 권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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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 시대에 고수익은 불가능
보수적이고 단순 투명한 펀드가 '차선'
모르면 알 때까지 공부한 다음 결정해야
이상진 < 신영자산운용 사장 >
보수적이고 단순 투명한 펀드가 '차선'
모르면 알 때까지 공부한 다음 결정해야
이상진 < 신영자산운용 사장 >
최근 각종 모임에 나가 보면 과거 단골 주제인 정치 얘기는 뒷전으로 밀렸다. 대신 노후 대책과 1% 금리의 답답함을 토로하는 생계형(?) 대화가 주를 이룬다. 거액 자산가도 사실 이 정도 금리면 고민이 깊다. 100억원을 저금해야 1년에 1억원이 나온다. 강남에서는 체면치레하기 쉽지 않다. 물론 원금을 깨는 게 정답이지만 심리적 거부감이 심하다. 그런데 100억원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가 도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중산층은 불문가지다. 이 와중에 투자자의 절박함을 노린 불법 금융거래나 폰지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제도권 금융회사도 나름대로 고수익 상품을 출시한다. 그러나 과거 다수의 국내외 금융상품이 보여주었듯 ‘해피 엔딩(happy ending)’한 고수익 상품은 드물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긴 할까.
우선 투자자들이 상식으로 알아야 할 투자수익률을 살펴보자. 9월 말 현재 각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다. 미국 1.67%, 일본 -0.03%, 영국 0.95%, 캐나다 1.15%, 프랑스 0.28%, 독일 0%, 이탈리아 1.29%, 덴마크 0.03%, 네덜란드 0.09%. 반면 고금리를 주는 나라는 러시아 8.19%, 터키 9.79%, 인도 7.04%, 인도네시아 6.95%, 브라질 11.85%, 파키스탄 8.03%, 멕시코 6.11%, 남아프리카공화국 8.62%, 베네수엘라가 10.58%다. 동남아 국가 중에는 태국이 2.22%, 필리핀 3.61%, 말레이시아가 3.59%다. 환율 변동은 일단 배제한 연 수익률이다.
위의 숫자에서 보듯이 신용등급이 높은 나라인 선진국 10년 국채 수익률은 거의 연 0%에서 1% 내외다(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다). 얼마 전 주요 7개국(G7) 중 가장 허약한 이탈리아의 ‘50년 만기’ 국채가 연 2.8%에 50억유로나 팔렸다. 이탈리아가 향후 50년 동안 어떻게 될지 짐작도 가지 않지만 수익률에 목마른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줄 서서 샀다.
여기서 상식적이고도 간단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안전하면서 고수익을 내는 상품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얘기다. 연 5% 이상 금리는 대부분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안한 나라들 국채다. 태국이나 필리핀마저 연 2~3%대 금리다. 심지어 거의 부도 직전인 베네수엘라도 연 10.58%다. 그러니 선진국에 투자하면서 고수익을 준다는 상품은 잘 따져봐야 한다.
최근 해외 대체투자나 부동산 투자 혹은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파생상품을 이용한 고수익 상품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글로벌 분산 투자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다. 그 사이 국내 투자에 염증을 느낀 자산가들이 해외 고수익 투자에 눈을 돌리는 것은 자산 배분 차원에서나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일단 바람직하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선진국 금리는 거의 제로 상태다. 갈 데 없어 현금으로 놀고 있는 돈도 수십조 달러다. 이 와중에 정말 노른자위 투자 상품이라면 변방인(?) 우리나라까지 돌아올 몫이 있을까 궁금하다. 물론 이런 의심증은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노파심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살아 보니 제 발로 찾아와 진짜 돈 되는 것을 권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은 드물더란 얘기다.
투자자들이 장사꾼에게 미혹당하지 않고 위험 대비 합리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고 싶다면 욕심을 버려야 한다. 우선 단기든 장기든 고수익을 좇지 말아야 한다. 어쩌다 횡재가 가능할지 몰라도 지속불가능하거나 잠깐의 단맛보다 몇 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돼 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란 ‘고수익이 불가능하다’의 다른 말이다. 그래서 보수적이고 단순 투명한 펀드가 그나마 ‘차선’이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10년 이상 운용된 펀드 중 펀드매니저가 바뀌지 않은 펀드를 고르면 성공률이 높다. 그리고 이런 펀드를 고른다 하더라도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모르면 알 때까지 공부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 ‘구렁이 알’ 같은 내 돈을 어떻게 생판 모르는 남에게 그렇게 쉽게 맡길 수 있겠는가. 투자야말로 아는 것만큼 보이는 법이다.
이상진 < 신영자산운용 사장 >
우선 투자자들이 상식으로 알아야 할 투자수익률을 살펴보자. 9월 말 현재 각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다. 미국 1.67%, 일본 -0.03%, 영국 0.95%, 캐나다 1.15%, 프랑스 0.28%, 독일 0%, 이탈리아 1.29%, 덴마크 0.03%, 네덜란드 0.09%. 반면 고금리를 주는 나라는 러시아 8.19%, 터키 9.79%, 인도 7.04%, 인도네시아 6.95%, 브라질 11.85%, 파키스탄 8.03%, 멕시코 6.11%, 남아프리카공화국 8.62%, 베네수엘라가 10.58%다. 동남아 국가 중에는 태국이 2.22%, 필리핀 3.61%, 말레이시아가 3.59%다. 환율 변동은 일단 배제한 연 수익률이다.
위의 숫자에서 보듯이 신용등급이 높은 나라인 선진국 10년 국채 수익률은 거의 연 0%에서 1% 내외다(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다). 얼마 전 주요 7개국(G7) 중 가장 허약한 이탈리아의 ‘50년 만기’ 국채가 연 2.8%에 50억유로나 팔렸다. 이탈리아가 향후 50년 동안 어떻게 될지 짐작도 가지 않지만 수익률에 목마른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줄 서서 샀다.
여기서 상식적이고도 간단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안전하면서 고수익을 내는 상품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얘기다. 연 5% 이상 금리는 대부분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안한 나라들 국채다. 태국이나 필리핀마저 연 2~3%대 금리다. 심지어 거의 부도 직전인 베네수엘라도 연 10.58%다. 그러니 선진국에 투자하면서 고수익을 준다는 상품은 잘 따져봐야 한다.
최근 해외 대체투자나 부동산 투자 혹은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파생상품을 이용한 고수익 상품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글로벌 분산 투자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다. 그 사이 국내 투자에 염증을 느낀 자산가들이 해외 고수익 투자에 눈을 돌리는 것은 자산 배분 차원에서나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일단 바람직하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선진국 금리는 거의 제로 상태다. 갈 데 없어 현금으로 놀고 있는 돈도 수십조 달러다. 이 와중에 정말 노른자위 투자 상품이라면 변방인(?) 우리나라까지 돌아올 몫이 있을까 궁금하다. 물론 이런 의심증은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노파심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살아 보니 제 발로 찾아와 진짜 돈 되는 것을 권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은 드물더란 얘기다.
투자자들이 장사꾼에게 미혹당하지 않고 위험 대비 합리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고 싶다면 욕심을 버려야 한다. 우선 단기든 장기든 고수익을 좇지 말아야 한다. 어쩌다 횡재가 가능할지 몰라도 지속불가능하거나 잠깐의 단맛보다 몇 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돼 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란 ‘고수익이 불가능하다’의 다른 말이다. 그래서 보수적이고 단순 투명한 펀드가 그나마 ‘차선’이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10년 이상 운용된 펀드 중 펀드매니저가 바뀌지 않은 펀드를 고르면 성공률이 높다. 그리고 이런 펀드를 고른다 하더라도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모르면 알 때까지 공부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 ‘구렁이 알’ 같은 내 돈을 어떻게 생판 모르는 남에게 그렇게 쉽게 맡길 수 있겠는가. 투자야말로 아는 것만큼 보이는 법이다.
이상진 < 신영자산운용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