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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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증권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민영화 작업이 순항중인 가운데 탄탄한 실적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높은 배당성향과 저평가 매력도 있다며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았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우리은행은 실적이 불안정하다는 과거 이미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며 "3분기 실적은 경상적 이익 규모가 레벨업되고 있다는 신뢰감을 줄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35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났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1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실적을 뜯어보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이 돋보였다.

3분기까지 충당금은 전년 동기에 대비 27.5% 감소했고 이자이익은 6.5%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3분기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7%를 기록해 전년말 대비 0.27%포인트 감소했다. 연체율 또한 0.58%로 전년말 대비 0.24%포인트 개선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양호한 자산건전성 지표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노력으로 3분기 만에 전년도 연간 당기순이익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우리은행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실적이 점차 탄탄해지고 있다"며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18.54% 늘어난 1조2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실적개선 추세에 더해 민영화가 순항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 민영화 투자의향서(LOI) 호응도가 높아 잠재적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우려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등 무려 18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인수 희망자들이 관심을 보인 지분은 매각 지분인 30%를 훌쩍 뛰어넘은 82∼119% 수준에 달했다.

'매각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정부는 내달 11일 최종입찰을 마감하고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 연구원도 "지분 매각이 성공한다면 오버행 이슈가 한동안 사라지면서 은행 본연의 실적, 배당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회복과 함께 배당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실적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고 있어 배당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올해 시가배당수익률은 3.98%에 이르고 내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8배로 저평가돼있다"고 봤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 주당 500원 이상의 배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4.0%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은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민영화 과정은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공적 역할 축소, 경영효율성 제고 등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현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KTB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를 각각 1만5000원, 1만3000원에서 1만6000원과 1만4500원으로 올려잡았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