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드라마부터 연극까지…'한류 신대륙' 중동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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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현장 생생 리포트
'K콘텐츠의 블루오션' 부상한 아랍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치즈인더트랩' 등 잇단 수출
K팝 행사장엔 이집트·사우디·쿠웨이트 등 관객 북적
세련미·가족중심 가치관 등이 K콘텐츠의 인기 요인
'K콘텐츠의 블루오션' 부상한 아랍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치즈인더트랩' 등 잇단 수출
K팝 행사장엔 이집트·사우디·쿠웨이트 등 관객 북적
세련미·가족중심 가치관 등이 K콘텐츠의 인기 요인
![지난 1일 이란 테헤란 밀라드타워 콘서트홀에서 공연한 정동극장의 전통 무용극 ‘바실라’를 보며 현지 관객이 환호하고 있다. 정동극장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610/AA.12726669.1.jpg)
정동극장 관계자는 “전통 공연은 노출이 적고 유교적 가치관이 녹아 있어 중동인들이 좋아한다”며 “저가 콘텐츠를 선호하는 중국 단체 관광객보다 제값을 주고 문화를 즐기는 중동 관광객을 겨냥한 공연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최근 6개월간 정동극장을 찾은 중동 관람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K팝 열기…공연 한류로 이어져
![K팝·드라마부터 연극까지…'한류 신대륙' 중동이 부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610/AA.12727163.1.jpg)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벌인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UAE 국민이 생각하는 한류 대표 콘텐츠 1위는 K팝이었다. 2014년에는 전자제품이 1위였다.
![K팝·드라마부터 연극까지…'한류 신대륙' 중동이 부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610/AA.12728697.1.jpg)
K팝 열기를 타고 중동 공연시장 진출도 늘고 있다. 지난 1~2일 이란 테헤란 밀라드타워 콘서트홀에서는 정동극장의 전통 공연 ‘바실라’를 선보였다. 신라 공주와 페르시아 왕자의 사랑과 전쟁 이야기인 쿠시나메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작품으로 현지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매회 1000여명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고,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고선웅이 연출하고 예지원 등이 출연하는 극단 마방진의 연극 ‘홍도’는 오는 27~2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한국 연극의 아랍권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K드라마에 잇단 ‘러브콜’
중동 한류 열풍의 원천은 K드라마다. 2005년 이란 국영방송사 IRIB를 통해 방영된 ‘대장금’은 시청률 90%, 2007년 ‘주몽’은 85%를 기록하면서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이후에도 ‘해를 품은 달’ ‘상속자들’ ‘미남이시네요’ ‘응답하라 1997’ ‘또! 오해영’ ‘치즈인더트랩’ 등이 아랍권에 수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진한 가족애를 담은 ‘응답하라 시리즈’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현지 시청자가 제작한 아랍어 자막과 함께 유통되는 등 실시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내년 1월 방영 예정인 이영애 주연의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는 다수의 중동 지역 방송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SBS 관계자는 “대장금으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이영애가 출연하는 데다 신사임당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내용이 아랍권 시청자의 가치관과 부합하기 때문”이라며 “여러 중동 방송사와 선판매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귀띔했다.
◆K콘텐츠의 매력은 가족중심 가치관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로맨티시즘 △순수함 △세련미 △예의 바름 △가족중심 가치 등을 꼽았다. 중동 문화와 서구 문화의 중간 지점에 한류 콘텐츠가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한류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노프 알 바루자 씨(23)는 “어른을 공경하는 예의범절과 아름다운 전통 의상,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아랍권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K콘텐츠의 인기가 한국 제품 이미지를 개선하는 ‘문화 낙수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올해 중동 지역 최초로 UAE에 한국문화원을 개원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란에 한국문화원을 연다. 박효건 주UAE 한국문화원장은 “중동 은 34세 이하가 인구의 70%를 차지할 만큼 젊은 지역”이라며 “문화콘텐츠 소비 욕구가 강한 데다 나라마다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고재연/선한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