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2029년까지 부채 전액 상환을 목표로 국제자동차경주대회를 신설하는 등 영암 F1경주장 활용 방안 마련에 나섰다.

전라남도는 지난 16일 영암 경주장에서 폐막한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을 내년부터 국제대회로 확대해 ‘전남그랑프리대회’로 열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국제자동차연맹(FIA)을 비롯한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프로모터들과 만나 대회 유치를 협의하기로 했다. 국제대회 개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협찬 활동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내년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여는 전남 영암 F1경주장
도의 이 같은 계획은 F1경주장 활용이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영암 F1경주장은 전라남도가 2010년 F1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국비 등 4000억원을 들여 건립한 국내 유일의 1등급 국제자동차대회 전용 서킷이다. 하지만 F1경주장은 국제대회 개최 4년 만인 2014년 F1대회를 중단한 이후 혈세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도가 2009년부터 F1대회에 투자한 예산은 8752억원이다. 수익은 행사 개최 4년간 F1 개최와 경주장 임대 등을 통해 번 1185억3000만원에 그쳤다. 7566억7000만원의 적자 가운데 국비 등을 제외하면 전라남도가 떠안은 손실액은 1902억원에 이른다. 도는 이를 2029년까지 매년 117억여원씩 갚아나갈 계획이다.

영암 경주장은 국내 및 일부 동아시아 자동차대회와 각종 행사 등에 연간 280일가량 임대해 약 7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임대 수입만으로는 부채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란 판단에 따라 다양한 활용 방안 마련에 나섰다.

우선 F1 서킷 관람석 하부 공간을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오는 28일 고급차 판매·유지보수 업체인 베벌리힐스사와 임대차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베벌리힐스는 이곳에 380억원을 들여 수입차 전시판매장과 국내 최초의 3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AS센터를 갖추기로 했다.

도는 고가의 수입차로 영암F1 서킷을 주행하는 관광상품도 개발한다. 임대를 늘리기 위해 서킷 분할도 계획하고 있다. 영암 서킷 상설구간 1.8㎞와 F1 구간 3.6㎞를 분리해 운영하면 연간 12억~15억원의 추가 임대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도는 분석했다.

송태현 전라남도 F1대회지원담당관은 “독자 브랜드 대회를 개최해 F1경주장 인근에 추진 중인 자동차 튜닝 및 부품산업 활성화를 촉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영암=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