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열정의 세계적 지휘 명장 몰려온다
폴란드 현대음악의 ‘거장’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러시아 음악계의 ‘차르(황제)’ 발레리 게르기예프, 말러 해석의 ‘권위자’ 마이클 틸슨 토머스, 클래식계 ‘기린아’ 대니얼 하딩…. 세계적인 지휘 명장들이 늦가을 국내 클래식 무대를 화려하고 풍성한 관현악 선율로 물들인다.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잇달아 방한해 그들의 대표 레퍼토리를 선사한다.

지한파로 여러 차례 한국을 찾은 작곡가 겸 지휘자 펜데레츠키는 폴란드 오케스트라 신포니아바르소비아의 첫 내한공연을 이끈다. 신포니아바르소비아는 도이치그라모폰, EMI, 데카, 유니버설 등의 레이블로 270여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디아파종상, 에코클래식상 등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오케스트라다. 펜데레츠키는 2003년부터 이 악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2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선 그가 작곡한 ‘현을 위한 신포니에타’와 류재준의 ‘마림바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오는 30일 예술의전당에서는 펜데레츠키의 ‘샤콘느’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7번 등을 들려준다.

현존 최고 지휘자로 평가받는 게르기예프는 그의 단짝 마린스키오케스트라와 함께 31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18세기에 창단된 마린스키오케스트라는 러시아 음악을 대표하는 단체다. 게르기예프는 1978년 마린스키와 인연을 맺은 뒤 1996년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고전주의풍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1번 ‘클래시컬’과 발레음악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을 들려주고,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클래식 애호가들로부터 올해 가장 기대되는 공연으로 꼽힌 토머스와 샌프란시스코심포니오케스트라(SFS)의 첫 내한공연은 다음달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21년간 이 악단을 이끌고 있는 토머스는 105년 전통의 SFS 역대 지휘자는 물론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 중 최장수 음악감독이다.

이번 공연에서 자신과 SFS의 대표 레퍼토리인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들려준다. 토머스가 1998년 작곡한 관현악 소품 ‘아그네그램’에 이어 ‘쇼팽 스페셜리스트’ 임동혁과 함께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도 연주한다.

프랑스 최고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파리오케스트라(OdP)는 지난 9월 새 음악감독에 취임한 하딩과 함께 다음달 1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5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프랑스의 서정을 느낄 수 있는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과 베를리오즈의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을 들려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