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개명 전 이름 장유진)가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1년 새 정부로부터 6억7000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지원 과정과 집행 내역이 상식을 벗어나 의혹이 일고 있다.

2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계에 따르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2015년 1억9900만원, 2016년 4억7700만원의 예산을 교부받았다. 소요 예산 자체가 무리하게 부풀려 짜여있는데도 문체부는 삭감 없이 지원금 전액을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장씨는 문서 결재란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최씨 언니의 딸로 승마선수 출신인 장씨는 애초부터 깊숙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첫 사업으로 올초 평창 등에서 각각 2박3일짜리 스키·빙상캠프를 열었다. 정부가 지원한 1억9000여만원의 예산과 참가비, 후원금을 합쳐 총비용은 3억원으로 체육계에선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규모다. 캠프에서 뽑힌 어린이 선수들이 7~8월 뉴질랜드(스키)와 일본(쇼트트랙)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오면서 쓴 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스키의 경우 5명의 어린이 선수와 2명의 지도자 등 7명이 44박의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다녀오면서 총 1억6500만원을 요청해 지급받았다. 이 금액은 대한스키협회가 성인 국가대표 14명과 지도자 3명 등 17명을 비슷한 기간 뉴질랜드로 전지훈련 보낼 때 지출한 비용(1억5500만원)보다 많다.

빙상계의 한 관계자는 “장씨가 지원금을 수월하게 받은 이유는 최씨의 조카란 게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지원 배경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