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 급제동] "거래 뜸해졌지만 장기 투자자 많아 집값 영향 크지 않다"
서울 압구정지구 재건축 방안에 대한 서울시와 지역 주민의 이견으로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압구정동 아파트 거래시장은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투자자 상당수가 재건축이 가까운 시일 내 진행되기 어려울 것을 예상하고 집을 구입하는 장기 보유 수요자들이어서 호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15~16일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만 거래가 다섯 건씩 이뤄진 압구정 구현대아파트는 이번주 들어 거래가 뜸하다. 정부가 다음달 3일 주택시장 과열 지역에 대한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압구정지구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거래가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호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구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47㎡는 한 달여 전 26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번주 들어 28억원에 한 건이 매매되면서 또 한 번 최고가를 경신했다. 2주 전 16억6800만원에 팔린 전용 84㎡도 지난주 16억8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움직임과 재건축 사업 표류 가능성에도 이 일대 시세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이유는 장기간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중개업소는 설명했다.

김종도 연세공인 대표는 “정부에서 집값 규제에 나선다고 하지만 압구정지구에는 단기에 재건축 이주를 하거나 분양을 앞둔 곳이 없어 영향이 크지 않다”며 “이곳에선 10년 뒤를 바라보고 집을 사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원하는 매물이 나오면 사려는 대기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