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시진핑 '1인 지배' 체제…이제부턴 계파 간 '자리 싸움' 시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1년 앞으로
6중전회서 '핵심' 지도자로 격상
시 주석, 경제 운용 지침 제시
'중국 정치의 꽃' 상무위원, 7명 중 5명 내년 교체 예상
왕양·왕후닝 등 유력 후보 거론
정치국 위원 등 요직 놓고 파벌간 권력 투쟁 점화
6중전회서 '핵심' 지도자로 격상
시 주석, 경제 운용 지침 제시
'중국 정치의 꽃' 상무위원, 7명 중 5명 내년 교체 예상
왕양·왕후닝 등 유력 후보 거론
정치국 위원 등 요직 놓고 파벌간 권력 투쟁 점화
중국에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가 지난 27일 막을 내림에 따라 태자당,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상하이방 등 중국 공산당의 3대 계파가 본격적인 권력 투쟁 국면에 들어갔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제19차 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보다 많은 요직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6중전회에서 중국의 ‘핵심(核心)’ 지도자로 격상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전통적으로 총리의 영역이던 경제분야까지 직접 챙김으로써 국정 전반에 대한 1인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6중전회가 끝난 다음날인 28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해 현 경제상황을 분석하면서 경제 운용에 대한 지침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경제 규모 세계 2위인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당이 정부 정책의 큰 흐름을 좌지우지한다. 앞으로 1년 동안 펼쳐질 중국 공산당의 권력 지형 변화에 중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과 투자 국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권력 재편의 장인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미국 유럽 한국 등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은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를 통해 권력 재편이 이뤄진다. 하지만 중국은 당이 국가보다 우위에 있는 체제다. 공산당이 행정부·사법부·입법부를 지배한다. 따라서 중국의 권력 지형은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당 대회를 계기로 크게 바뀐다. 당 대회에서 누가 어떤 자리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중국 사회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권력구조는 당 대회-당 중앙위원회-중앙정치국-정치국 상무위원회로 짜여져 있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당 대회는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다. 당 중앙위원 및 당 총서기 선출, 당의 중대 문제에 대한 토론과 결정, 당헌에 해당하는 당장(黨章) 개정 등이 당 대회에서 이뤄진다.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중앙위가 최고 의사결정 기능을 맡는다. 중앙위는 200명 안팎의 중앙위원(후보위원 170명)으로 구성된다. 당 대회 뒤 곧바로 개최되는 중앙위 전체회의(1중전회)에서는 중앙정치국 위원(25명)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명)이 선출된다.
중앙위원과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된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주요 보직, 정부 각 부처, 지방정부, 국유기업 등의 요직을 담당하면서 당의 노선을 관철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중국에서 정치 권력의 핵심은 정치국 위원과 정치국 상무위원이라 할 수 있다. 중국 3대 정치 계파들은 정치국 위원과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인다.
신임 상무위원 5명 하마평 무성
공산당과 정부를 대표하는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5년 임기·2연임을 원칙으로 하는데 짝수차 당 대회 때 결정된다. 시 주석도 2012년 말 열린 제18차 당 대회 때 선출됐다. 홀수차 당 대회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예정된 19차 당 대회는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떠난다)’ 관례에 따라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치의 꽃’으로 불리는 상무위원은 25명의 정치국 위원 중에서 선출된다. 중화권 언론에선 벌써 차기 상무위원에 대한 하마평을 내놓고 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 최신호는 왕양(汪洋) 부총리, 왕후닝(王寧)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청 주임,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서기 등이 상무위원으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왕후닝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쑨정차이를 부총리, 리잔수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후춘화를 당무공작 총괄로 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왕양, 왕후닝, 리잔수 등 3명은 시 주석이 지난달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배석시켰다는 점을 들어 이미 상무위원으로 낙점됐을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후춘화와 쑨정차이는 일찌감치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된 인물들로 최근 들어 중립 공평한 태도로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는 점이 낙점설의 근거로 제시됐다. 지난 5월30일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주관한 전국과학기술혁신대회에 두 사람이 참석한 유일한 지방정부 수장이었다는 점도 상무위원 진입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들 5명 외에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 부주석,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조직부장, 류치바오(劉奇) 당 중앙선전부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향후 1년 중국 정치발전 중요 시기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이 중국의 정치 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 중국 정치체제의 장점으로 꼽혀온 정년 관행(7상8하)과 집단제도체제의 존속 여부가 위태롭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마오쩌둥(毛澤東) 시절 중국의 정치체제는 스탈린 치하의 소련과 같은 1인 독재체제에 가까웠다. 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중국은 1인 독재를 견제하기 위한 당내 민주화 정책을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나마 실행에 옮겼다. 그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는 게 정년 관행과 집단지도체제다. 정년 관행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인 2002년 도입됐다. 집단지도체제는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상무위원이 당의 중요 문제를 집단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것으로, 역시 장 전 주석 시절 정착됐다.
정년 관행과 집단지도체제는 중국이 1인 장기 집권체제로 흐르는 것을 막고 정치 엘리트 간 세대교체를 원활하게 하는 순기능을 담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시 주석이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당 총서기직을 유지하기 위해 정년 관행을 깨거나 집단지도체제를 수정하려 한다는 관측이 최근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이번 6중전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시 주석에게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사라진 ‘핵심’이란 칭호를 부여한 것도 1인 체제 구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해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시 주석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은 중국 정치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시 주석이 2022년에 은퇴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이번 6중전회에서 중국의 ‘핵심(核心)’ 지도자로 격상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전통적으로 총리의 영역이던 경제분야까지 직접 챙김으로써 국정 전반에 대한 1인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6중전회가 끝난 다음날인 28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해 현 경제상황을 분석하면서 경제 운용에 대한 지침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경제 규모 세계 2위인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당이 정부 정책의 큰 흐름을 좌지우지한다. 앞으로 1년 동안 펼쳐질 중국 공산당의 권력 지형 변화에 중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과 투자 국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권력 재편의 장인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미국 유럽 한국 등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은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를 통해 권력 재편이 이뤄진다. 하지만 중국은 당이 국가보다 우위에 있는 체제다. 공산당이 행정부·사법부·입법부를 지배한다. 따라서 중국의 권력 지형은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당 대회를 계기로 크게 바뀐다. 당 대회에서 누가 어떤 자리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중국 사회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권력구조는 당 대회-당 중앙위원회-중앙정치국-정치국 상무위원회로 짜여져 있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당 대회는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다. 당 중앙위원 및 당 총서기 선출, 당의 중대 문제에 대한 토론과 결정, 당헌에 해당하는 당장(黨章) 개정 등이 당 대회에서 이뤄진다.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중앙위가 최고 의사결정 기능을 맡는다. 중앙위는 200명 안팎의 중앙위원(후보위원 170명)으로 구성된다. 당 대회 뒤 곧바로 개최되는 중앙위 전체회의(1중전회)에서는 중앙정치국 위원(25명)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명)이 선출된다.
중앙위원과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된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주요 보직, 정부 각 부처, 지방정부, 국유기업 등의 요직을 담당하면서 당의 노선을 관철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중국에서 정치 권력의 핵심은 정치국 위원과 정치국 상무위원이라 할 수 있다. 중국 3대 정치 계파들은 정치국 위원과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인다.
신임 상무위원 5명 하마평 무성
공산당과 정부를 대표하는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5년 임기·2연임을 원칙으로 하는데 짝수차 당 대회 때 결정된다. 시 주석도 2012년 말 열린 제18차 당 대회 때 선출됐다. 홀수차 당 대회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예정된 19차 당 대회는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떠난다)’ 관례에 따라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치의 꽃’으로 불리는 상무위원은 25명의 정치국 위원 중에서 선출된다. 중화권 언론에선 벌써 차기 상무위원에 대한 하마평을 내놓고 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 최신호는 왕양(汪洋) 부총리, 왕후닝(王寧)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청 주임,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서기 등이 상무위원으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왕후닝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쑨정차이를 부총리, 리잔수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후춘화를 당무공작 총괄로 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왕양, 왕후닝, 리잔수 등 3명은 시 주석이 지난달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배석시켰다는 점을 들어 이미 상무위원으로 낙점됐을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후춘화와 쑨정차이는 일찌감치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된 인물들로 최근 들어 중립 공평한 태도로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는 점이 낙점설의 근거로 제시됐다. 지난 5월30일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주관한 전국과학기술혁신대회에 두 사람이 참석한 유일한 지방정부 수장이었다는 점도 상무위원 진입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들 5명 외에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 부주석,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조직부장, 류치바오(劉奇) 당 중앙선전부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향후 1년 중국 정치발전 중요 시기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이 중국의 정치 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 중국 정치체제의 장점으로 꼽혀온 정년 관행(7상8하)과 집단제도체제의 존속 여부가 위태롭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마오쩌둥(毛澤東) 시절 중국의 정치체제는 스탈린 치하의 소련과 같은 1인 독재체제에 가까웠다. 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중국은 1인 독재를 견제하기 위한 당내 민주화 정책을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나마 실행에 옮겼다. 그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는 게 정년 관행과 집단지도체제다. 정년 관행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인 2002년 도입됐다. 집단지도체제는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상무위원이 당의 중요 문제를 집단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것으로, 역시 장 전 주석 시절 정착됐다.
정년 관행과 집단지도체제는 중국이 1인 장기 집권체제로 흐르는 것을 막고 정치 엘리트 간 세대교체를 원활하게 하는 순기능을 담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시 주석이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당 총서기직을 유지하기 위해 정년 관행을 깨거나 집단지도체제를 수정하려 한다는 관측이 최근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이번 6중전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시 주석에게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사라진 ‘핵심’이란 칭호를 부여한 것도 1인 체제 구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해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시 주석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은 중국 정치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시 주석이 2022년에 은퇴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