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지방정부의 반대로 막판 무산 위기를 맞았던 유럽연합(EU)-캐나다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이 30일(현지시간) 공식 체결됐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CETA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EU에게 CETA는 주요 7개국(G7)과 맺는 첫 자유무역협정(FTA)이고, 캐나다 입장에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최대 FTA다.

EU와 캐나다는 이 협정을 통해 상호 교역 품목의 98%에 대해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관세 철폐로 연간 무역액이 120억 달러(약 13조7500억원) 가량 증가하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3600만 명의 캐나다는 5억800만 명에 달하는 거대 EU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얻게 됐다. EU 수출업자들도 연간 5억 유로(약 6300억원)의 관세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CETA는 협상이 시작된 지 7년 만인 2014년 8월 합의에 도달했으나 이후 비준을 놓고 EU 내부에서 논란이 이어졌다. CETA는 EU 28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서명할 수 있지만, 벨기에가 왈로니아 지방정부의 반대로 찬성 입장을 정하지 못하면서 무산 위기를 맞았다. 왈로니아 지방정부는 CETA로 경쟁이 심해질 농업 부문 보호 대책을 강화할 것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왈로니아 지방의회가 최종 승인하면서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