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민에 "용서해달라, 죽을 죄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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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란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31일 검찰에 출석해 국민에게 "용서해주십시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사죄했다.
'최순실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최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최 씨가 30일 오전 영국에서 극비리에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검찰에 출석한 최 씨는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취재진의 질문에 최 씨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며 용서를 구했다. 이후 엘리베이터 앞에서 최 씨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애초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씨가 검찰에 출석하면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공개 석상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취재진도 포토 라인을 설정하고 최씨가 이 라인에 서면 간략하게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 수사관들이 최씨를 호위하며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최씨에 대한 규탄 시위를 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엉기면서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을 포함한 수많은 인파 속에 묻힌 최씨는 충격을 받은듯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제대로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최씨는 울먹이면서 검찰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검찰청사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잠시 넘어지기도 했으나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아 청사내로 진입했다.
의혹의 정점에 선 최 씨가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되면서 검찰 수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날 지 주목된다.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과 그 주변인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최 씨를 비롯한 청와대 전직 비서진 등 의혹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사력을 다해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사안이 워낙 다양한 데다 최씨가 귀국 전부터 언론 인터뷰와 변호인 등을 통해 각종 의혹을 대부분 부인해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한 의혹,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의 존재가 등장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한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역시 검찰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최씨는 귀국 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인해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