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미 중앙은행(Fed)이 설정한 목표치(2%)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는 ‘인플레이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9월 소비지출이 전달보다 0.5% 증가하면서 전망치(0.4%)를 넘어섰다고 지난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소비지출은 8월에 0.2% 감소한 뒤 9월에는 0.3% 증가세로 돌아섰다. 개인소득은 한 달 전보다 0.3% 늘었다. 저축은 소폭 줄어들면서 미국인들이 소득증가에 맞춰 소비활동을 늘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 지표가 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분석했다.

물가지수도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2%, 1년 전에 비해 1.2% 올라 2014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1.7% 각각 올랐다. Fed의 물가 목표인 2%를 계속 밑돌고 있지만 상승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은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 국채금리는 10월 한달간 0.23%포인트 오른 연 1.83%를 기록했다. 월간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6월 최대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변화에 민감한 2년 단기물 금리는 지난달 0.085%포인트 증가하며 연 0.84%까지 올랐다. 30년 장기물 금리는 10월 한 달간 0.25%포인트 급등한 연 2.58%까지 솟구쳤다. 월간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Fed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자 채권 가격이 하락하기 전에 기관들이 기존에 비싸게 산 채권을 처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