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현행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달 양적·질적 금융완화에 나서기로 한 만큼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다.

1일 BOJ는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하고 기존 정책을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간 80조엔과 6조엔 규모의 자산 및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계획도 유지했다.

지난 회의에서 BOJ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도하는 등 장단기 금리 조정을 포함한 양적·질적 완화책을 내놓은 바 있다.

BOJ는 다만 이날 2017년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5%로 낮췄다. 그동안 목표치로 내세운 물가상승률 2% 달성 시기는 2018년 회계연도로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BOJ의 이번 결정은 시장이 예상한 수준인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며 "물가상승률 목표치 도달 시점을 미룬 점은 완화책이 당분간 이어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BOJ가 이날 깜짝 결정을 내놓을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해왔다. 지난달 금융완화 정책 틀을 변경했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영국 중앙은행(BOE)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BOJ의 양적·질적 금융완화에도 엔화는 점진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는 엔화 약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까워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라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할 요인이 많아 연말 이후 강세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오후 12시33분 현재 104.91엔 부근에서 큰 움직임 없이 거래되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