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설립된 한국OGK는 스포츠 고글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광학 기업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장비 회사 오클리의 스키고글 전량을 한국OGK가 생산한다. 세계 스포츠 고글 시장에서 한국OGK가 차지하는 비율은 40%로 업계 1위다. 지난해에는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한국OGK는 열선을 적용한 고글 외에도 버튼을 누르면 고글 내부로 공기가 순환되면서 김이 사라지는 신제품 ‘팝업 고글’을 놓고 오클리와의 협상 중이다.
박수안 회장은 한국OGK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2002년 오클리와 맺었던 파격적인 납품 계약을 꼽았다. 당시 한국OGK는 코스닥 상장 실패와 외환위기 여파로 위기를 겪은 뒤 중국 공장을 발판으로 재기를 준비하던 때였다. 박 회장은 “당시 오클리를 사로잡고 싶다는 마음에 사실상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가격에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OGK가 제안한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 오클리도 당황했다. ‘이 가격으로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오클리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오클리를 품질로 만족시켰다.
한국OGK가 ‘오클리 품질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소문이 퍼지자 다른 글로벌 브랜드도 너도나도 제품을 맡겼다. 박 회장은 “오클리에게도 모델 변경을 기점으로 가격을 올려 정상가를 받기 시작했다”며 “스키고글 모델 주기가 짧기 때문에 몇 수를 내다보고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OGK 자체 브랜드가 차지하는 매출은 5% 정도다. 하반기부터는 자체 브랜드의 비중을 점차 높여갈 계획이다. 틈새시장과 신규 렌탈시장 진입도 노린다. 도수를 넣은 맞춤형 스포츠 고글은 글로벌 브랜드가 손대기 힘든 틈새시장이다. 렌탈용 브랜드 ‘N’도 내놨다. 박 회장은 “스키장비 렌탈을 위해 국내 스키장 3곳과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성남=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