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1일 오전 3시30분

국내외 금융회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모주 투자의 장기 성과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의 바이오의약품 사업 주체로서 상당한 성장 잠재력이 있지만 현재로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일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가운데 ‘주식을 3개월 이상 보유하겠다’고 약속한 물량은 2억1606만여주로 나타났다. 전체 참여 물량 29억3404만여주의 7.4%다. 이 비율은 앞서 상장한 계열사 삼성SDS와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의 3분의 1에 못 미친다. 2014년 11월 상장한 삼성SDS는 참여 물량의 26.6%, 같은 해 12월 상장한 제일모직은 30.1%가 3개월 이상 주식 보유를 약속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중장기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강할수록 긴 의무보유 기간을 제시,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으려 한다. 자산운용사 공모주 투자담당자는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기관이 삼성SDS나 제일모직 때보다 많다는 뜻”이라며 “적자 회사여서 주관사가 제시한 기업가치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작년엔 20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장주관사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예상 시가총액을 약 11조원으로 산출하는 과정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생산능력(capacity)과 매출성장성(growth-adjusted sales) 평가방식을 활용했다. 주당 공모가격은 예상 시가총액에서 18% 할인한 13만6000원(희망 공모금액 범위 상단)으로 지난달 28일 확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전체 모집 물량(1654만여주)의 20%인 330만여주에 대한 청약을 받는다. 국내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