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단지 '엠파크 허브' 축구장 13개 크기 9만여㎡
기존 2개 단지와 합하면 1만여대 동시 전시 가능
연내 할부금융도 진출
축구장 13개 크기 매매단지
동화엠파크는 1일 인천 가좌동 옛 동화기업 중밀도섬유판(MDF) 1공장 터를 개발해 중고차 매매단지인 엠파크 허브를 열었다. 710억원이 투입된 엠파크 허브는 지하 1층, 지상 9층 건물로 연면적이 9만4938㎡에 이른다. 축구장 13개를 합쳐놓은 크기다. 이곳에는 중고차 매매 딜러 및 상사 51곳을 비롯해 차량 정비센터, 사진촬영장 등 관련 부대시설이 들어섰다.
엠파크 허브는 한 번에 중고차 3630대를 전시할 수 있다. 동화엠파크가 2011년 문을 연 인근의 엠파크 랜드(2500대), 엠파크 타워(4500대)와 합치면 전시 가능 중고차가 1만600여대에 이른다. 전무철 동화엠파크 개발사업팀장은 “백화점식 중고차 매매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동화엠파크는 현재 연 5000억원 수준의 중고차 거래 대금 규모가 내년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만 큰 게 아니다. 믿고 살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은 단지 조성 때 “사는 사람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라”고 지시했다.
출입 통제장치가 대표적인 신뢰 시스템이다. 들어온 중고차는 전산에 바로 등록된 뒤 팔리기 전까지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통제장치를 출입구에 달았다. 딜러들이 있지도 않은 중고차를 허위로 인터넷에 올려 고객을 유인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중고차 매물을 팔기 전에 자기 차처럼 쓰는 것도 못하게 했다.
매물인 중고차의 성능검사는 동화엠파크가 직접 한다. 검사업체가 딜러들과 짜고 성능을 속이는 일이 많아서다. 단지 내 정식 딜러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대형 터치스크린을 곳곳에 설치했다. 신분증을 이 컴퓨터에 대면 등록된 딜러인지 화면에 바로 표시된다. 무등록 딜러와 거래하다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딜러들 자정 노력 펼쳐
동화그룹이 2009년 중고차 매매단지를 계획할 당시에는 딜러를 상대로 분양할 예정이었다. 사업 도중 방향을 틀었다. 높은 분양가로 ‘흥행’이 안 된 탓이다. 백화점식 중고차 매매단지가 낯선 영향도 있었다. 승 회장은 계획을 바꿔 임대로 전환할 것을 지시했다. 이 결정이 전화위복이 됐다.
임대로 들어온 딜러가 불법 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퇴출시켰다. 그러자 딜러들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소위 ‘물 관리’가 됐다. 신뢰가 쌓이자 자연스럽게 매매 거래가 늘기 시작했다. 분양을 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동화그룹은 제4, 5단지도 조성해 단지를 더 확장할 계획이다. 할부금융 등 중고차 캐피털 사업에도 연내 진출하기로 했다. 차량 구입뿐 아니라 딜러를 상대로 한 운영자금 대출 등도 해줄 예정이다. 온라인 매매거래 사이트도 개설한다. 동화엠파크 단지 내 매물뿐 아니라 일반 중고차 거래 정보도 검색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한자리에서 중고차 매매와 매입, 금융까지 한꺼번에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