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문재인, 하야 얘기를 돌려 말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는 1일 “야당이 거국중립내각 제안을 거부한 것은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떠안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면 야당도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 되니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에 대해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에 전념하고 내치는 야당 출신의 중립적 인사를 총리로 선임해 맡기는 것”이라며 “사실상 야당이 국정에 더 많은 권한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야당이 주장한 방안을 100% 수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대통령을 끌어내려 법정에 세우고 하야 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대통령 하야하라는 얘기를 왜 어렵게 돌려 말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비겁하게 말하지 말고 차라리 솔직하게 대통령을 탄핵하고 싶다고 하든지 하야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제1야당 대선주자다운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다.

거국중립내각의 총리 후보에 대해선 “야당 출신의 중도 성향 인사라면 여야가 합의해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게도 몇 사람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김병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와 김종인 민주당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특별검사제와 관련해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특별검사로 대통령에게 추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합의로 두 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고 그중 한 명을 대통령이 지명하는 방식이라 해도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인사를 추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 낙점은 요식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여태껏 특검을 실시했을 때 특정 정파에 치우친 인사를 추천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서는 “여당의 특검 추천권을 포기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최순실 사태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파행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거국중립내각이나 특검과 별도로 야당과 대화해 제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여야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