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보고서 때문에 진땀을 뺐다. 보고서에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이 부적절하다는 내용이 실렸다는 이야기가 돌자 직접 그 내용을 공개하면서 수습에 나섰다.

거래소는 2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지난 6~10월 맥킨지가 수행한 컨설팅 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했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주요 글로벌 거래소의 성장 전략을 △대규모 합병형 △유동성 집적형 △사업 다각화형 △국내 사업형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거래소는 이 중 파생상품 연계 거래 등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유동성 집적형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거래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장지수펀드 등 간접투자상품 확대, 시장정보 가공상품 확대,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 확충,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형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통상 외부 업체에 의뢰한 컨설팅 내용은 대외비로 다뤄진다. 해당 기관의 주요 정보 및 전략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럼에도 거래소가 이 내용을 직접 공개한 것은 최근 보고서 내용 중 일부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맥킨지가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고 보는 인식이 적지 않아서다. 보고서에는 지주회사 전환 시 △복잡해지는 전사 관리 △조직 간 이해 상충으로 인한 의사결정 비효율화 △인사 형평성에 대한 불만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 요인으로 제시돼 있다.

거래소는 이 위험 요인은 맥킨지에 컨설팅을 의뢰할 때부터 알아봐 달라고 요청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안상환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은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염두에 둬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참고하기 위해 처음부터 의뢰한 내용”이라며 “맥킨지가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부적절하다고 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