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6] "영국항공 폭풍 성장 비결은 디자인적 사고"
영국의 디자인컨설팅 회사 탠저린은 2000년 영국항공의 비즈니스 좌석을 바꿔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좌석이 일자로 반듯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S자로 디자인했다. 이 덕에 영국항공은 기내 공간을 15%가량 넓힐 수 있었다. 영국항공은 좌석 디자인을 바꾼 지 16개월 만에 영국 내 시장 점유율을 10%포인트 이상 높이는 데 성공했다.

마틴 다비셔 탠저린 대표(사진)는 2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6’에서 ‘디자인이 기업을 바꾼다’를 주제로 강연을 열고 “영국항공 사례처럼 비즈니스 영역에도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하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89년 설립된 탠저린은 다비셔 대표와 아이폰 디자이너로 유명한 조너선 아이브가 함께 창업한 회사다.

다비셔 대표는 “디자인은 소비자 정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드러운 힘’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탠저린이 컨설팅한 영국 공항철도 열차 내 일등석 디자인을 들었다. 과거엔 좌석이 네 명씩 마주보게 돼 있었고 짐을 올려놓는 선반이 있었다. 하지만 탑승객에게 물어본 결과 일등석 이용자는 출장 등으로 주로 혼자 다닌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대부분 짐을 선반에 두기보단 바로 옆에 두길 원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비셔 대표는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고객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아낸 뒤 좌석을 1인석 기준으로 디자인하고 선반도 없앴다”며 “많은 회사가 디자인적 사고를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시키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이상엽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