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홀에서 개막하는 ‘오!캐롤’의 시카고 공연 모습.
오는 19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홀에서 개막하는 ‘오!캐롤’의 시카고 공연 모습.
다음달 15일부터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보디가드’의 런던 초연 장면.
다음달 15일부터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보디가드’의 런던 초연 장면.
뮤지컬 ‘맘마미아!’는 국내 공연 흥행사를 새로 썼다. 1970~80년대를 풍미한 스웨덴 팝그룹 아바(ABBA)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2004년 국내 초연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오르며 국내 대형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관객 150만명을 넘어섰고, 1500회 공연 돌파 기록도 세웠다. 이 작품의 흥행 롱런 비결은 뮤지컬의 주 관객층인 20~30대뿐 아니라 40~50대 이상 중장년층을 공연장으로 불러모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주인공인 중년의 도나가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묘한 위로를 받았고, 아바의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잠겼다.

제2의 ‘맘마미아’를 꿈꾸는 라이선스 뮤지컬 두 편이 잇따라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팝 거장 닐 세다카의 히트곡을 이야기로 엮은 ‘오!캐롤’과 세계 최고의 팝 디바 휘트니 휴스턴이 주연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보디가드’다. 올겨울 가장 주목 받는 신작으로 꼽히는 두 작품은 귀에 익숙한 팝송을 기반으로 만들었고, 중장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갖췄다는 점에서 ‘맘마미아’의 흥행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뮤지컬은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40~50대를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이들이 젊었을 때 즐기던 것을 보여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5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홀 무대에 오르는 ‘오!캐롤’은 1960년대 미국 마이애미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여섯 명의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오랜 시간 친구로서 서로를 지켜만 봐온 허비와 에스더, 이성적인 방식으로만 사랑을 대하는 마지와 감성적인 사랑을 꿈꾸는 로이스 등 좌충우돌하는 인물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이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에 ‘오! 캐롤(Oh! Carol)’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등 닐 세다카의 올드팝송 21곡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라이선스 뮤지컬이지만 국내 관객들의 입맛에 맞게 과감하게 작품을 각색했다. 중견 연출가 한진섭이 캐릭터와 이야기를 보강해 새롭게 꾸미고, 음악감독 김성수가 원곡의 매력을 살려 세련되게 편곡했다.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허비 역에는 남경주 서영주 서범석이, 에스더 역은 전수경 김선경 임진아가 맡았다.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인상적인 악녀 연기를 펼친 이유리가 로이스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다음달 15일부터 내년 3월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보디가드’는 1992년 국내 개봉해 흥행한 동명 원작의 스토리를 무대로 옮겼다. ‘킹키부츠’에 이어 CJ E&M이 현지 제작 초기부터 참여했다. 영화 원작자인 로렌스 캐스단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하는 등 제작진은 6년간의 기획·개발 단계를 거쳐 2012년 5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

냉철한 직업 경호원 프랭크 파머가 스토커에게 쫓기던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을 보호하면서 싹트는 러브스토리가 큰 줄거리다.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아이 해브 낫싱(I have nothing)’ ‘런 투 유(Run to you)’ 등 휘트니 휴스턴이 영화에서 부른 명곡을 무대에서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폭넓은 음역대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요구하는 곡을 소화해야 하는 마론 역은 뮤지컬계의 디바 정선아와 가수 이은진(양파), 2012년 ‘보이스 코리아’로 혜성 같이 등장한 가수 손승연이 번갈아 맡는다. 이은진과 손승연은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파머 역에는 배우 박성웅과 이종혁이 캐스팅됐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