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물류창고 몸값이 치솟고 있다. 얼마나 빨리 물건을 배달하느냐에 온라인쇼핑몰의 경쟁력이 달려 있다 보니 물류창고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온라인몰 '총알배송' 덕분에…몸값 높아진 물류창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투자업계의 큰손 싱가포르투자청(GIC)이 24억유로(약 3조78억원)에 유럽 기반 물류회사 P3로지스틱파크를 매입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 들어 거래된 유럽지역 부동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P3로지스틱파크는 유럽 9개국에서 163개의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물류종합부동산회사다.

현재 소유주는 다국적 사모펀드 TPG캐피털과 캐나다 퀘벡주 연금운용회사 아이반호케임브리지다. 이들 회사는 3년 전 중동계 투자은행 아르카피타로부터 P3로지스틱파크를 매입했다. 당시 P3로지스틱파크는 48개 창고와 59만㎡의 창고부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 가격은 9억5000만유로로 평가됐다.

GIC의 창고기업 인수 배경은 온라인상거래 증가다. 통계전문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규모는 1조5408억달러로 전년보다 15% 이상 늘었다. 2018년에는 전자상거래 규모가 2조8600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TPG리얼에스테이트의 아난드 테자니 파트너는 “몇 시간이라도 빨리 배달하려는 온라인쇼핑몰을 생각하면 물류창고의 중요성은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창고 인기는 수익률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캐피털은 지난 3분기까지 유럽지역 물류창고의 기대이익률이 연 6.5%로 일반 소매상점보다 0.6%포인트 높았다. 물류창고의 기대이익률은 2013년 일반 소매상점보다 2%포인트 많았지만 수요 증가로 인수 가격이 오르면서 하락세다. GIC는 2014년에도 미국 물류창고회사 인드코를 81억달러에 샀다.

WSJ는 “전자상거래 급증으로 부동산시장의 틈새 상품에 불과하던 물류창고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가는 것도 물류창고 인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WSJ는 “시중에 돈이 크게 풀리고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자산 투자가 주목받게 됐다”며 “물류창고 같은 대체투자 상품의 매력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