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야 피켓 지나치는 박 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최순실 파문’과 관련한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본관에 들어서자 야당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 하야 피켓 지나치는 박 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최순실 파문’과 관련한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본관에 들어서자 야당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8일 ‘국회 추천 총리 카드’를 정치권에 던졌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국회의 거국내각 총리 추천 등 야당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이 “2선 후퇴 등이 전제되지 않는 한 수용이 어렵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다 경제부총리 후보자 임명문제 등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국정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전격 방문,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한다면 그를 총리로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국회 추천 총리에게 권한을 주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나중에 이런저런 논란 없이 국민이 보기에 깔끔하게 권한이 정리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총리가 내각을 통할할 실질적 권한을 보장하는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의 요청으로 성사된 이날 만남은 13분간 이뤄졌다. 청와대는 “총리와 함께 경제부총리 임명 등도 국회와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리 추천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추천한 총리에게 조각권과 국정 전반을 맡기고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 나와 야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 취지”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린 대통령이 던진 덫에 이미 빠졌다”며 “대통령이 할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던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장진모/은정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