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시 통상적 정권 교체 이상의 불확실성"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리스크↑
보호무역주의 강화…신흥국 위축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9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통상적인 정권 교체 이상의 불확실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통화정책과 보호무역주의 부문에서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뉴욕타임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95%까지 높여 잡았다.

당초 투표 직전까지만 해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80%에 육박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 이변이 벌어졌다.

트럼프는 특히 최대 경합지였던 플로리다주 선거인단까지 차지하며 승리에 바짝 다가섰다.

현재까지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트럼프가 232명, 힐러리는 209명이다.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는 270명.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 대선 결과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소 황나영 책임연구원은 "클린턴과 트럼프 후보가 각각 내세운 주요 공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분야는 금융과 통화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클린턴은 현 정부의 금융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트럼프는 규제완화를 표방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두 후보 모두 구체적 안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클린턴이 통화정책 독립성을, 트럼프는 투명성을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대해서도 클린턴은 옐런을 지지했지만, 트럼
프는 Fed의 금리 인상 지연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불신해왔다.

황 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Fed 의장 교체와 함께 금리인상 속도도 변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금융 리스크가 부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공석인 2명의 Fed 위원을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인사로 임명해 의사회 성향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또 "보호무역주의에 고립주의적 외교정책이 더해져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
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이는 신흥국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비준에 반대하고,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재협상을 주장하는 등 보호무역주의적인 무역 정책을 제시했다.

다만 클린턴은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무역 협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트럼프는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등 보다 급진적인 입장을 보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