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택 트럼프] 시진핑 "충돌하거나 맞서싸우지 말자…중·미 관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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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정치 엘리트 패배한 미국판 문화대혁명"
미국과 통상마찰 확대 우려 속 "클린턴보단 낫다"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 트럼프 공약에 촉각
미국과 통상마찰 확대 우려 속 "클린턴보단 낫다"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 트럼프 공약에 촉각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는 대이변을 연출함에 따라 세계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글로벌 패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해 온 중국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보단 통상 분야 등에서 미국과의 마찰이 격화되겠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 봉쇄를 골자로 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 주창자인 힐러리 클린턴보다는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가 중국이 더 다루기 쉬운 상대라는 이유에서다.
◆中,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낫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은 9일 저녁 보낸 축하전문을 통해 “오랫동안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해 온 중·미 관계가 두 나라 국민의 근본이익에 부합한다”며 “나는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서로 충돌하거나 맞서 싸우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주요 언론은 이날 오후부터 트럼프의 당선 소식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속보로 내보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번 미국 대선은 정치 엘리트의 패배이자 미국판 문화대혁명”이라며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미국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이 중국 사회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보도는 많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중국 언론의 반응이 일본 유럽 멕시코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내심 클린턴보다는 트럼프의 당선을 바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도 “중국은 클린턴이 미국의 대권을 잡는 것을 더 두려워했다”고 분석했다. 클린턴은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을 거침없이 비판해 왔다. 국무장관 시절인 2010년에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주창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제동을 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개입할 때 명분으로 내세우는 ‘항행의 자유’도 클린턴이 2010년 처음 제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일부 언론은 한때 그를 ‘악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높긴 하지만 중국에 상대적으로 더 편한 상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미·중 관계 전문가인 제임스 맨은 “중국은 자기만 생각하고 우쭐대고 다니는 지도자들을 기가 막히게 잘 다룬다”며 “트럼프가 바로 그런 부류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환율조작국 지정·보복관세 등은 우려
제일재경일보 등 중국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이 외교·안보 분야에는 유리하지만 미·중 간 경제·통상 마찰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가 일관되게 대중(對中) 무역적자에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올초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교역에서 미국이 마지막으로 승리한 적이 도대체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그들(중국)은 항상 미국을 죽였다”고 발언했다. 인디애나주 연설에서는 “더 이상 중국이 미국을 강탈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미·중 양국은 올 들어 통상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 4월 미국은 중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5월에는 중국산 냉연강판에 522%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중국 주요 철강사를 상대로 가격 담합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수출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경제·통상 분야에서 중국과 정면충돌은 피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도 대중 관계에서 철저하게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中,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낫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은 9일 저녁 보낸 축하전문을 통해 “오랫동안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해 온 중·미 관계가 두 나라 국민의 근본이익에 부합한다”며 “나는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서로 충돌하거나 맞서 싸우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주요 언론은 이날 오후부터 트럼프의 당선 소식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속보로 내보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번 미국 대선은 정치 엘리트의 패배이자 미국판 문화대혁명”이라며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미국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이 중국 사회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보도는 많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중국 언론의 반응이 일본 유럽 멕시코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내심 클린턴보다는 트럼프의 당선을 바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도 “중국은 클린턴이 미국의 대권을 잡는 것을 더 두려워했다”고 분석했다. 클린턴은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을 거침없이 비판해 왔다. 국무장관 시절인 2010년에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주창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제동을 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개입할 때 명분으로 내세우는 ‘항행의 자유’도 클린턴이 2010년 처음 제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일부 언론은 한때 그를 ‘악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높긴 하지만 중국에 상대적으로 더 편한 상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미·중 관계 전문가인 제임스 맨은 “중국은 자기만 생각하고 우쭐대고 다니는 지도자들을 기가 막히게 잘 다룬다”며 “트럼프가 바로 그런 부류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환율조작국 지정·보복관세 등은 우려
제일재경일보 등 중국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이 외교·안보 분야에는 유리하지만 미·중 간 경제·통상 마찰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가 일관되게 대중(對中) 무역적자에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올초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교역에서 미국이 마지막으로 승리한 적이 도대체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그들(중국)은 항상 미국을 죽였다”고 발언했다. 인디애나주 연설에서는 “더 이상 중국이 미국을 강탈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미·중 양국은 올 들어 통상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 4월 미국은 중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5월에는 중국산 냉연강판에 522%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중국 주요 철강사를 상대로 가격 담합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수출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경제·통상 분야에서 중국과 정면충돌은 피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도 대중 관계에서 철저하게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