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열린 LS니꼬동제련 80주년 기념식에서 구자홍 회장(왼쪽)이 박성걸 노조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 제공
9일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열린 LS니꼬동제련 80주년 기념식에서 구자홍 회장(왼쪽)이 박성걸 노조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 제공
“이제 우리는 세계화와 무한경쟁시대를 헤쳐나가 글로벌 1위 제련소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순간에 직면했습니다.”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9일 울산 LS니꼬동제련 온산제련소에서 열린 창사 80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생산량이나 매출 등 외형에서 1위가 아니라 △원가경쟁력 △기술력 △품질 등 질적인 측면에서 세계 1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분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위기 돌파

창사 80년 LS니꼬동 "품질 1위 제련사 도약"
LS니꼬동제련은 전기동(구리)과 귀금속, 희소금속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기업이다. 광석에서 고순도 구리를 뽑아내 이를 전선, 동전, 탄피, 비행기, 가전제품, 인공위성 등을 만드는 제조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온산제련소는 연간 68만t의 전기동을 생산해 단일 제련소로는 세계 2위 규모다. LS니꼬동제련의 전기동 생산량은 세계 8위, 원가경쟁력으로는 5위다.

LS니꼬동제련은 이날 질적으로 세계 1등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경영효율을 극대화하면서 신성장동력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LS니꼬동제련 관계자는 “중국발(發) 공급과잉과 세계 경제 침체 영향으로 전기동의 국제시세가 떨어지면서 기존 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상태”라며 “고부가가치의 가공제품 위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돌파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동의 국제시세는 2009년 t당 1만달러에서 현재 5000달러대로 반토막 난 상태다. LS니꼬동제련의 매출도 금속시세에 연동돼 2011년 9조5000억원에서 2013년 7조6000억원, 작년엔 6조7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LS니꼬동제련은 광석에서 더욱 다양한 금속을 추출하고 이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전기동 부산물에서 금, 은, 백금, 팔라듐, 텔루륨 등 귀금속과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인정받아 칠레에 귀금속 회수 플랜트를 수출하기도 했다. 최근엔 신규 사업 진출 차원에서 태양광 집전판 소재인 실버 페이스트 공급에도 나서고 있다.

◆품질 기술력 세계 1위가 목표

구 회장은 LS니꼬동제련이 품질과 기술력 면에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LS니꼬동제련의 전기동 품질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최고인 A등급에 올라 있다. 금 또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런던귀금속시장연합회(LBMA)로부터 인증받고 있다. 신규 사업인 ‘귀금속 회수’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코델코는 전통 ‘강호’인 유럽이나 일본 업체가 아니라 LS니꼬동제련과 손잡고 귀금속 회수 공장을 세웠으며 지난 9월 가동에 들어갔다.

LS니꼬동제련은 1936년 조선제련으로 출발해 1982년 럭키그룹(옛 LG그룹)에 편입됐다.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본 니꼬그룹과 마루베니상사, 미쓰이금속 등으로부터 투자받아 합작 형태로 바뀌었다. LS그룹 계열사 중 가장 오랜 역사와 높은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2013년 고(故) 구자명 회장이 세계 동(銅)산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올해의 카퍼맨상’을 받기도 했다. 2013년 1월 LS그룹 회장직에서 사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구자홍 회장은 구자명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지난해 4월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 복귀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