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주로 먹는 식품 속 중금속과 곰팡이독소 등 유해물질 64종의 함량을 조사한 결과 ‘인체에 안전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같은 내용의 ‘식품 유해물질 위해평가’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식약처는 국민이 섭취하는 식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 400여 품목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226종을 조사했다.

자연 환경에서 유래한 중금속 6종과 곰팡이독소 8종, 제조·가공·조리 과정에서 생기는 유해물질 50종 등 식품에 ‘비의도적’으로 들어간 64개 물질에 대한 평가 결과가 우선 공개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비소 수은 주석 카드뮴 등 국내 인체노출 안전기준이 설정된 18종은 식품 내 함유량이 인체에 안전한 수준이었다. 납 벤조피렌 등 나머지 유해물질 46종의 함유량은 외국 기준과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금속 가운데 납 섭취량은 2010년에 비해 40% 줄었지만 카드뮴은 50% 늘었다. 카드뮴 섭취량 증가는 농·축산물보다 중금속 함유량이 많은 수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이 예전보다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비소와 수은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이번 평가를 위해 지난 5년간 유해물질 노출량 조사를 24만 건 실시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번 발표에 포함된 64종 유해물질에 대해 5년 주기로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식품 유해물질 평가 전체 결과는 매년 분야별로 공개하기로 했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식품 유해물질 위해평가는 산업체가 자발적으로 식품안전을 관리할 때 참고할 수 있고, 가정에서 유해물질이 적게 생성되는 방향으로 조리방식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의약품의 안전 정보도 확대 공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국내에서 사용 한도가 정해져 있는 화장품 원료 159종의 일일 사용량, 피부 흡수율, 최대 사용 한도를 고려해 ‘화장품 위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자외선 차단제 성분 등 11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올해 7월 이후 허가된 신약의 허가·심사 보고서 전문도 공개된다. 지금까지는 보고서가 요약 형태로 공개됐지만, 전문에는 심사자 판단 기준과 의견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허가·심사 과정의 투명성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