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호무역 강화땐 내년 한국 성장률 2.3%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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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강연
한국·미국 교역액 710억달러
전자·자동차 업종 피해 예상…FTA 재협상도 불가피
지금은 명백한 경제위기
금리 0.75%까지 내려 경기부양 의지 보여줘야
한국·미국 교역액 710억달러
전자·자동차 업종 피해 예상…FTA 재협상도 불가피
지금은 명백한 경제위기
금리 0.75%까지 내려 경기부양 의지 보여줘야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좌교수가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찬포럼에서 ‘미국 새 행정부의 경제와 안보정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원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611/AA.12812857.1.jpg)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좌교수는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심리를 떠받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는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최고 이코노미스트 1위에 오른 경제 전문가다.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 부행장과 백악관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선임 경제학자로도 일했다.
◆“트럼프 악재…내년 2.3% 성장”
손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가 경선 내내 강조해온 보호무역주의가 모습을 드러내면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과 미국 간 교역액은 71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한국 수출액의 15%에 해당한다”며 “미국이 수출 상품 관세를 올리면 당장 한국 전자나 자동차업종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미 FTA 재협상도 불가피하다고 봤다. 손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는 환율 조작국 지정이나 한·미 FTA 폐기를 협상 카드로 내놓으며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할 것”이라며 “중서부 백인 저소득층의 생각처럼 한국의 수출상품 관세를 올린다고 해서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더 최악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순식간에 증폭됐다는 점”이라며 “금융시장은 나쁜 소식은 감당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손 교수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2.3%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을 폈다. 정부가 전망한 내년 경제 성장률은 3.0%다.
◆“금리 0.75%까지 인하해야”
손 교수는 “지금은 명백한 경제 위기”라고 진단하고 “단기적인 처방으로 금리를 과감하게 0.75~1.0%대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지금까지 6개월 간격으로 0.25%씩 금리를 내렸지만 뚜렷한 효과 없이 총알만 낭비했다”며 “남아 있는 총알이라도 효율적으로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를 내릴 땐 소비주체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확실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심리적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당선이 한국 경제엔 악재지만 미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만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는 10년 내 5000억달러를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고 대대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이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제 프로그램만 놓고 보면 오히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보다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이 미국 경제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당선 직후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특히 금융주가 크게 올랐다”며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