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베트남 리포트] 하노이 중심 북부지역 '투자매력'…물가 상승·국가 통제는 '걸림돌'
베트남에 대한 최대 투자국은 한국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이 440억달러로 일본(384억달러), 싱가포르(337억달러), 대만(306억달러) 등을 앞서고 있다. 한국은 누계 투자 4944건으로 건수 기준에서도 베트남 최대 투자국이다.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생산공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건비와 공단 임차료 등 투자 비용이 급등하는 추세다. 외국인 투자기업 및 공기업의 최저 임금이 2008년부터 매년 10% 이상 인상되고 있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사회주의 국가의 비효율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파른 물가상승, 국가통제 여전

베트남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 기업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의사항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외국 기업 투자집중 지역인 호찌민 중심의 남부지역은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고 요소비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의 투자매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광시자치주, 운남성 등지로 직접 운송과 통관이 가능한 북부지역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가파른 물가상승에 따른 베트남 정부의 긴축정책 시행으로 기존 대출금 회수 및 대출기한 미연장, 여신금리 상승 등으로 기업 자금 사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로 모든 것을 정부가 통제하고 사업 처리가 불투명하다는 부정적인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고, 각종 제도가 잘 정비돼 있지 않아 공무원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베트남의 1인당 GDP는 2050달러. 태국(6000달러)과 말레이시아(1만1000달러)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 호찌민의 1인당 소득은 5600달러, 하노이는 4000달러에 육박할 정도다. 그만큼 대도시에 구매력이 집중 돼 있다. 도시화율이 낮고 각 도시를 잇는 교통 인프라 또한 미비하다. 베트남을 하나의 큰 시장으로 보기보단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로 봐야 한다.

정치 중심의 북부 하노이, 경제 중심의 남부 호찌민은 도시국가다. 이 지역의 특징과 소비성향을 파악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북부는 코트, 난방 전열기구 등의 방한제품이 잘 팔리지만 남부는 에어컨이 더 필요한 기후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더딘 수출 통관절차도 걸림돌이다. 기업들로서는 애로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다.
[2016 베트남 리포트] 하노이 중심 북부지역 '투자매력'…물가 상승·국가 통제는 '걸림돌'
현지화로 성공 거둔 대상과 화승

미원은 1994년 미원 베트남을 설립했다. 투자 허가를 받을 당시 베트남에는 이미 일본의 ‘아지노모토(Ajinomoto)’ ‘아원(A-one)’ 등의 식품 기업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였다. 하지만 현지 모델을 통한 브랜드 홍보와 한류 열풍이 조화되면서 미원의 인기는 베트남 시장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공장은 사업 확장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설비를 증설해 대형 공장으로 거듭났고, 생산 품목도 조미료 외에 국물용 복합 조미료 ‘봇까인’(1998년), 튀김 가루 ‘봇찌엔’(2002년), 칠리 소스(2002년), 빵가루(2003년), 간장(2004년) 등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베트남 최대 종합 식품 회사로 성장했다.

2002년 화승은 베트남 동나이성 연짝 공단에 3000만달러를 투자해 종업원 수 약 1만4000명 규모의 아디다스 및 리복 운동화 제조공장을 설립했다. 기술 혁신과 설비 및 종업원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2014년 기준 월 180만족의 다양한 품종 및 하이테크 신발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품질경영을 통한 고객만족, 스피드경영을 통한 납기 달성, 건전한 조직문화 구축을 통한 원 팀(One Team) 경영, 체계적 교육을 통한 작업자 복지 강화, 전사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통한 이미지 제고 등으로 화승비나는 2014년 리복 신발 개발의 최고 파트너 회사가 돼 리복 로열 개발 센터를 추가로 설립했다.

롯데마트는 2006년 자본금 1500만달러로 롯데가 80% 지분을 갖고 현지기업 민번이 20% 지분을 갖는 합작법인 롯데베트남쇼핑을 설립했다. 2008년 1호점인 호찌민점의 첫 개장 이후 자본증자나 투자강화를 계속 추진했으나 파트너사와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매장 개장은 2호점 푸토점 이후 답보상태에 머물렀고 2011년 5000만달러 규모의 증자와 사업 확장도 민번의 반대로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2012년 7월 베트남 합작투자사의 지분을 100% 매입해 확보에 합의했고 2016년 현재 베트남에 총 13개 대형마트 매장을 운영 중이며 계속 확장할 예정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