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이달 말 5000억원어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주 5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을 대행할 증권사로 미래에셋대우 삼성 KB투자 NH투자증권 등 4곳을 선정했다. 채권 형태는 후순위채(Tier2), 만기는 10년이다. 채권 발행 예정일은 오는 23일이다.

코코본드는 발행 회사가 자본 부족 등 어려움을 겪으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원금이 전액 상각되는 채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코코본드 발행을 통해 11.4%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1.8%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 9일 미국 대선 이후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의 코코본드 발행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사전 수요 조사(태핑)를 하고 있지만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앞서 KEB하나은행도 이런 이유로 25일로 예정한 2000억원어치 코코본드 발행을 다음달 초로 연기했다.

코코본드 발행 때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0일 이후 3거래일간 0.39%포인트 급등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르면 자금 조달 계획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